말레이시아 영국식 국제학교는 세상의 모든 수학의 용광로 같다. 필자의 자녀가 다니는 한 영국식 국제학교는 수학 보조 프로그램으로 Sparx Maths(Sparx 수학)라는 영국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한다. IXL수학의 영국 버전이라고 볼 수 있다. Sparx 수학의 장점 단점을 알아보겠다.
Sparx 수학 도입 배경
미국식 국제학교를 다닐 때는 학교에서 이런 수학 프로그램을 가동하지는 않았다. 굳이 말하자면 IXL수학을 꼽을 수 있겠다. 학생들은 집에서 ixl.com에 들어가서 문제를 더 풀면서 숙달(mastery)하려는 노력을 기울일 수 있었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너무 쉬운 편이라서 우수 학생들의 욕구를 채워주지 못한다는 평을 듣는다.
미국 수학을 잘하는 학생들은 결국 Art of solving과 같은 심화 문제집을 구해서 푸는 등 스스로 대안을 찾아야 했다.
반면 영국식 국제학교는 수학 도구가 참으로 다양하다. 미국이 세계 제일이라는 자만심 때문에 자기 수학만 공부하는데 반해 영국 국제학교는 영국, 싱가포르, 호주, 뉴질랜드, 캐나다 등 교육 과정이 우수한 나라의 수학이라면 모두 가져와서 수업하는 경향이 있다. 왜냐면 교사들이 영국 뿐만 아니라 영연방에서 오기 때문이다. 모든 수학의 용광로 같다.
가령 세인트조셉 국제학교는 싱가포르 수학을, Nexus 국제학교는 영국 수학 가운데 대안 수학인 백장미 수학(White Rose Maths)을 한다.
Sparx 수학이란? 장점과 단점
Sparx 수학이란 영국의 Sparx Learning이라는 회사가 2010년부터 내놓은 수학 학습 프로그램이다. 회사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면 영국, 미국 등 전세계 23개국, 2000개 학교, 180만 명의 학생이 사용한다고 자랑한다.
스팍스 수학 장점
- 혼자서 수학 공부가 가능하다. 과외가 필요 없다.
- 더 어려운 과정도 스스로 해결이 가능하다.
- 끝까지 문제를 해결하도록 도와준다.
- 부모님에게는 자녀의 숙제 완성 비율을 이메일로 보내줘, 숙제를 완성하도록 독려가 가능한 시스템이다.
- 학교는 1주일의 스팍스 수학 누적 점수를 매주 토요일 발행하는 학교 신문에 발표해 경쟁심을 고취할 수 있다.
스팍스 수학의 장점은 과외를 받지 않고 혼자서 수업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뒤늦게 국제학교에 입학해 수학 용어를 모르는데다 한국에서 5학년을 다니다가 말레이시아 영국식 국제학교에 9월에 중학교 1학년(Y7)으로 입학했다가 갑자기 루트(root)와 큐빅 루트(cubic root) 등 한국에서 안 배운 게 나와서 절망하는 학생들과 학부모가 적지 않다.
이들은 무작정 과외를 찾으러 동분서주하게 되는데, 과외 대신 스팍스 수학으로 해결이 가능하다.
학교에서 선생님들이 수준 별로 스팍스 숙제를 내준다. 초급, 중급, 고급으로 나뉜다. 1주일에 최소 5번, 최대 6번 정도 스팍스 숙제가 있다. 고급의 경우 7학년 때는 12문제, 8학년 때는 8문제가 나온다. 문제가 적을 경우 독립적인 학습(Independent Learning)으로 넘어가 더 풀 수 있다.
또 문제를 틀릴 경우 한번 더 같은 문제가 나온다. 풀면 다음 문제로 넘어가지만 못 풀 경우 유사한 다른 문제가 나온다. 그래도 틀릴 경우 왼쪽에 문제를 풀어주는 비디오가 나온다. 이 비디오를 봐도 모를 경우 학교에 가서 선생님에게 푸는 방법과 답을 알아봐야 한다. 답을 넣지 못하면 다음 단계로 넘어가지 못하고 숙제를 마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매주 목요일 방과후에 학교에서 스팍스 숙제 완성율을 담은 컴퓨터가 생성한 이메일을 보내준다. ‘당신의 자녀 홍길동이 스팍스 58%를 달성했다. 모두 끝내도록 독려하라’는 요지의 글이 담겨 있다. 자녀의 숙제 완성 여부를 살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장점이 있다.
마지막으로 학생들간의 경쟁심 고취 부분이다. 이것은 학교의 선택이다. 필자의 자녀가 다니는 국제학교의 경우 경쟁심 고취를 택했는데, 매주 학교 신문에 금, 은, 동을 받아야할 높은 점수 학생의 이름은 물론 각 학년 별로 높은 점수를 받은 학생의 이름도 공개한다.
스팍스 수학 단점
- 뜬금없이 앞서 풀었던 문제의 답을 요구해 진행을 방해한다.
- 학교의 이메일은 자녀들에게 간섭을 조장한다.
왜 문제를 푸는 중간에 앞의 문제의 답만 물어보는지 진짜 모르겠다.
자세히 설명해보겠다. 어느 날 6번 문제를 풀고 있었다고 가정하자. 갑자기 2번 문제의 답을 적으라는 화면이 뜬다. 이 때문에 항상 자기가 푼 문제의 답을 종이에 적어 놓고 준비해야 한다. 문제를 다시 풀라는 것도 아니고, 답을 다시 쓰게 하다니 참 이해하기 힘든 방식이다. 이게 매우 자주 일어난다. 그래서 좀 성가시다.
학교에서 오는 이메일은 장점이기도 하지만 단점이기도 하다. 자녀들에게 간섭을 할 수 밖에 없다. 사춘기 자녀들은 간섭을 싫어하는데, 괜한 반항심만 조장할 수도 있다.
스팍스 수학 총평
이 글은 스팍스 수학이란 프로그램을 갖고 있는 국제학교 학부모를 위한 것이다. 이것에 대한 사전 지식을 주려는 의도에서 썼다.
스팍스 수학은 단점 보다는 장점이 많은 애플리케이션이다. 부모와 자녀 간의 불화는 부모가 조심해서 피해가야 하는 지혜의 영역일 것이다. 애플리케이션에는 잘못이 없다. 과외 선생을 구하기도 힘들고, 비싸기만한 해외에 나와서 수학을 학생 스스로 할 수 있도록 해주는 프로그램의 존재는 정말 고마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