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계 학교 학생들이 대개 11학년(Y11)에 치게 되는 IGCSE를 쳐야 하는 한국 학생들이 늘고 있다. IGCSE를 통과하기 위해서는 최소 5과목에서 최대 14 과목을 선택해 시험치게 된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IGCSE 과목 선택에 앞서 필수적인 IGCSE 과목별 난이도 정보를 알아본다.
IGCSE 뜻
IGCSE는 International General Certificate of Secondary Education의 앞 글자이다. 즉 영국 세컨더리 교육의 국제 일반 증서라고 직역되겠지만, 사실 영국계 중학교 졸업 자격시험이다.
고교 2년을 남겨둔 시점인 11학년(Y11), 즉 한국 식으로 보면 고교 2년이 남았기 때문에 고교 1학년에 보게 되는 시험이니까 중학 졸업 시험으로 봐야 한다.
한국인들이 중학과 중등을 헷갈려 하면서 중등 졸업 시험이라고 표현하는데, 이는 잘못됐다. 중학과 고등학교 교육를 합친 한국말은 중등교육이다. 고등교육은 대학교 이상의 교육이다. 다시 말하지만 중등은 중학과 고등을 합친 표현이다.
그리고 IGCSE는 GCSE의 국제 버전 시험이다. 앞의 International이 붙는 이유이다. 시험 주관 기관은 케임브리지와 에덱셀(Edexel)이다. 다수의 객관식과 소수의 주관식 문제가 나온다.
매년 6월과 11월에 시험이 있다. 9월 학기로 시작하는 학교는 그 다음해 6월에 시험치고, 1월 학기인 학교는 그해 11월에 시험친다. 시험 결과 발표는 통상 6월 시험은 8월, 11월 시험은 1월에 나온다.

평점은 A*, A, B, C, D, E, F, G, 그리고 불합격(Ungraded)이 있다. 상대평가 아닌 절대평가로 시험에서 90% 이상 맞춰야 A*, 80% 이상 90% 미만은 A, 70% 이상 80% 미만은 B, 이런 식으로 점수가 주어졌다.
IGCSE 시험 점수 인플레이션이 극심해지자 2017년 8월 시험부터 1점부터 9점까지의 점수제를 실시하고 있다. 9, 8점이 A*인거나 8,7점이 A인데, 이는 그동안의 절대 평가를 버리고 상대 평가 요소가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학교 일선에서는 ‘우리 학교는 전과목 A*가 11학년 전체의 70%’와 같이 홍보하기 명료한 수단을 더 선호하고 있어 점수제는 정착되지 않고 있다. A*인데 8점을 맞으면 의미가 희석되는 느낌도 있어서이다.
IGCSE 중요성
IGCSE(또는 GCSE)는 중학교 졸업증과 같은 의미를 갖고 있다. 영국 교육에서 대개의 좋은 대학교들은 고 2, 고 3 과정을 거치면서 연속해서 치게 되는 A레벨(A level) 시험 결과를 요구한다. 정식 고등학교 졸업시험을 거치라는 의미이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IGCSE로도 대학을 갈 수 있는 게 영국 시스템이다. 바로 ISCSE 시험후 바로 대학을 가려면 그 대학에서 하고 싶은 전공 이전의 파운데이션(foundation) 과정을 거쳐야 한다. 즉 기초 과정을 거쳐야 한다. 중학 졸업자를 아무런 교육없이 바로 대학에 입학시킬 수 없어서이다.
그런데 IGCSE 시험 결과는 대학 입학사정에서도 중요한 기능을 한다. 이 점수를 제출해야 한다. 즉 A레벨 3~5 과목 성적은 일반적으로 전공 관련 과목에 대한 시험이다. 공대를 지망하는 학생은 A레벨에서 수학, 심화수학(Further Math), 물리, 화학 등을 시험칠테고, 약학/의학계를 지망하는 학생은 A레벨에서 수학, 심화수학, 생물, 화학 등을 시험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인문/사회 과학, 외국어외 기타 과목에 대한 지원자의 정보를 알고 싶을 때는 결국 IGCSE 과목 선택과 성적을 들여다볼 수 밖에 없다.
가령 공대 지망생인데 IGCSE에서 영어, 영문학, 수학, 부가수학(Additional Math), 물리, 화학, 생물 등 핵심과목 7과목에 스페인어, 컴퓨터 사이언스, 글로벌 퍼스펙티브(Global Perspective) 등 총 10과목을 선택했다면 “음, 스페인어와 글로벌 퍼스펙티브를 했구나”라면서 문과적으로도 노력했음을 파악한다.
IGCSE 과목 선택
IGCSE 과목 선택은 매우 중요하다. 총 70여개의 과목 가운데에 언어만 30여개이다.
A레벨을 계속해서 공부할 학생이라면 제 2외국어 등을 선택하지 않을 수도 있는 등 조금 여유가 있다. 그러나 IB 과정을 밟을 학생이라면 반드시 IGCSE에서 제 2외국어를 선택해야지 IB 과목 선택에서 덜 부담스럽다.
물론 2년 이상 외국어 교육을 받을 경우 IB에서 언어 초보 과정(Ab Initio)을 할 수 없고, 무조건 스탠더드 레벨(SL)을 선택해야 한다는 어려움이 있다. 즉 제 2외국어로서의 중국어를 IGCSE에서 들었다면, IB에서는 무조건 중국어B를 선택해야 한다.
그런데 국제학교를 다니는 중국어 원어민들이 쉽게 점수를 따기 위해서 중국어B를 선택하기 때문에 외국인 입장에서는 만점인 7점을 따는 것이 극도로 어렵다는 게 중국어B의 현주소이다.
IGCSE 과목 선택은 최소 5과목은 해야 한다. 이는 A레벨을 치기 위한 최소 과목수 조건이기 때문이다. 최소 5과목에서 C를 받아야 A레벨을 칠 수 있다.
A레벨을 치지 않고 파운데이션으로 대학을 가고자 하는 학생은 최소 3과목(영어와 수학이 포함된 3과목)에서 C 이상을 받아야 지원이 가능하다.
IGCSE 시험 결과는 2년 동안 유효하다.
IGCSE는 두 종류의 시험이 있다. 쉬운 시험, 어려운 시험
IGCSE는 두 종류의 시험이 있다. 쉬운 시험인 Core 테스트와 정상적인 시험인 Extended 테스트가 있다. 모든 과목에서 선택이 가능하다.
하지만 Core를 선택할 경우 점수는 C가 최대이다. Extended는 A*부터 정상적으로 모든 점수가 가능하다.
이는 영국계 국제학교의 우열반 운영을 보면 처음부터 이런 구조를 위해 우열반이 설치 운영된다는 취지를 알 수 있다.
필자의 자녀의 경우 중학생인 Y7(7학년)이 될 때 영어, 수학, 과학, 중국어, 말레이어, 체육 등 6과목에 걸쳐 우열반이 편성됐다. 우열반은 작게는 3단계, 많게는 5단계로 나눠져 수준 별 수업이 이뤄진다.
실력이 나아지지 않는 한 이 편성은 쭉 상급 학년으로 이어진다. 실제 중급 반에서 영어를 100점을 맞아도 B학점이 최고이고, 하급 반에서 영어를 100점 맞아도 C학점을 받게 된다. 작은 IGCSE 세계가 이미 돌아가고 있는 것이다.
이런 것을 고려한다면 세컨더리 스쿨은 한 학년에 최소 3개 반 이상 있는 국제학교가 좋을 것도 같다. 왜냐면 그래야 상/중/하로 실력을 나눠 우열반을 운영하더라도 교사 배치에 어려움이 없어서 이다.
실제 한 학년에 6개 반이 있는 학교에서 현재 Y10으로 영문학을 선택한 학생의 경우 한 반에 3명이 있다. 더 우수반으로 올라가라는 말에 이 학생은 거절했다고 한다. 그 반은 6명이 있는데, 지금 3명 있는 반이 첨삭지도가 더 잘된다고 보기 때문이다. 결국 이 학교 Y10은 전체 140명 정도 있는데 겨우 18명 남짓만 영문학을 선택했다. 그만큼 어렵기 때문인데, 시험은 칠만하게 나와서 A* 비중은 2023년 6월 19.2%, 2023년 11월 12.0%가 나왔다.
아무튼 필자가 하려는 말은 저렇게 3명, 6명을 한반에 운영해도 될만큼 큰 학교가 교수 운용면에서 유리하다는 얘기이다.
IGCSE 과목별 난이도
위 링크는 IGCSE를 주관한느 2개 기관중 하나인 케임브리지 인터내셔널의 인터넷 사이트 가운데 과거 시험결과 통계 페이지이다.
저 곳에 들어가면 내가 선택하려는 과목의 특정 년도, 특정 월의 성적 분포가 나온다. 즉 A*가 몇 퍼센트인지, A가 몇 퍼센트인지 등 모든 grade에 맞춰서 정보가 제공된다.
이 얘기를 먼저 해두고 싶다. IGCSE는 시험은 어려워보일지 몰라도 전반적으로 기출 문제(Past papers)에서 대부분 비슷한 유형으로 나온다고 한다. 그래서 시험 성적은 대부분 괜찮다.
재미있는 것은 문과 시험이 성적을 받기가 더 어렵다는 점이다. 그도 그럴 것이 역사 같은 과목만 보더라도 한국의 객관식 문제가 아니라, 주관식으로 나오는 문제가 많아, 많은 사고력을 요구한다.
예컨대 ‘프랑스 시민혁명과 3.1운동의 공통 점과 다른 점을 써라.’ 이런 식으로 역사에서는 교육을 받기 때문에 한국 지식인보다 훨씬 똑똑할 수밖에 없다. 이런 조기 교육을 받고 대학에서도 단련되어 나오는 서양의 문과생은 이과생과는 확연히 달라 한국처럼 ‘문과라서 죄송합니다’라는 말이 통용될 수 없을 것이다.
새가 양 날개로 나는 것은 좌익, 우익 얘기할 때 상투적으로 사용되는 말이다. 하지만 세계의 지식사회는 문과와 이과 함께 동반성장해왔다. 한국의 교육이 잘못되지 않았는지 살펴볼 일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주관식 문제가 대입에도 나와야 하는데, 결국은 다시 고액 과외가 이슈가 될 것이니, 참 어려운 문제이다.
문과 과목 | 23년 6월 | 23년 11월 | 이과 과목 | 23년 6월 | 23년 11월 |
회계 | 12.9% | 7.9% | 수학 | 18.3% | 10.1% |
비즈니스 | 9.8% | 4.0% | 어디셔널 수학 | 27.4% | 14.7% |
엔터프라이즈 | 1.7% | 0.7% | 통합 과학 | 21.8% | 39.3% |
지리 | 7.1% | 3.6% | 화학 | 20.7% | 18.1% |
사회학 | 7.3% | 3.4% | 생물 | 12.0% | 11.6% |
역사 | 14.0% | 4.3% | 물리 | 25.0% | 19.1% |
글로벌 퍼스펙티브 | 13.1% | 8.9% | 컴퓨터 사이언스 | 17.0% | 15.5% |
이밖에 이미 대학 갈 때 전공의 성격이 매우 강한 과목들의 A* 비율은 극도로 저조하다. 아트&디자인의 경우 23년 6월과 9월 각각 0.9%, 1.0%이다. 트래블&투어리즘도 각각 1.5%, 0.5%이다. 식품&영양도 각각 1.7%, 1.0%이다.
아마도 이 과목을 끝내고 A레벨 없이 곧바로 대학교 파운데이션 과정을 지원해 미술, 여행, 식품영양학을 전공하는 학생을 일차 가려내려는 의도가 있는 난이도로 보인다.
보다 자세한 IGCSE 과목별 난이도를 알아보기 위해서는 저 위의 링크를 타고 들어가 보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