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기술과 관련된 국가별 순위가 궁금하다. 미래 먹거리로서 산업의 패권을 쥐고 있는 인공지능 기술은 어느 나라가 강할까? 미국과 중국 순위, 그리고 일본과 한국 순위를 알아보자. 네이버 AI는 과연 LLM으로서 어느 정도의 위치인지도 점검한다.
이 글을 쓰는 이유
사실 유튜브를 보면서 한국의 거대언어모델(LLM)을 개발하고 있는 책임자가 하는 말이 인상 깊었다. 그는 LLM AI를 만들 수 있는 나라는 세계에서 4나라 밖에 없다고 했다. 미국, 중국, 이스라엘, 한국이라는 것이었다.
그리고 LLM AI를 제조할 기반을 갖고 있는 나라는 3개국 밖에 없다고 했다. 작은 나라인 이스라엘이 빠지고 미국, 중국, 한국 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 얘기는 나에게 무척이나 기분이 좋은 얘기였고, 그 이후 여러 주식 채널이나 다른 곳에서도 이런 얘기가 회자되어 당연히 우리나라를 AI 강국으로 믿어 의심치 않았다.
AI 전문가들의 연봉이 해외에서는 2억~3억원을 넘어서 한국은 경쟁이 되지 않아 크게 뒤쳐질 줄 알았는데, 나름 분투하고 있어 기뻤다.
그런데 최근 지나간 뉴스를 보고 충격에 휩싸였다. 위안은 걱정으로 돌변했다.
캐나다의 한 IT회사(Techopedia)가 선정한 2023년 AI 기술과 연구 상위 10개국 명단(2023년 11월 16일)에 한국이 빠져있었던 것이다.
Techopedia가 선정한 인공지능 기술 Top 10 국가에는 (1위)미국 (2위)중국 (3위)영국 (4위)이스라엘 (5위)캐나다 (6위)프랑스 (7위)인도 (8위)일본 (9위)독일 (10위)싱가포르가 들어가 있었다. 그동안 들었던 순위와는 동떨어져 필자의 궁금증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이 명단은 토토이스 미디어(Tortoise Media)의 ‘글로벌 AI 인덱스’와 한국의 미래 애셋의 글로벌X AI 투자 서베이, 그리고 미국의 스탠퍼드 AI 인덱스 리포트 2023을 종합한 랭킹이다.
토토이스 글로벌 AI 인덱스에서 한국은 AI 기술 국가별 랭킹에서 6위를 차지했고, 미래 에셋의 자료 원본은 구할 수 없었다. 그리고 미국의 스탠퍼드대학의 리포트는 한해 AI 산업을 정리하는 글이었다. 이를 통해서는 테코피디아가 자의적으로 한국을 10위 바깥으로 뺐는지, 아닌지는 판단할 수 없었다.
그래서 직접 구글링을 해서 다른 순위들을 찾아보기로 했다.
야후 파이낸스 집계- AI 기술 국가별 순위 2023
포털 사이트인 야후(Yahoo)는 Kaggle(알파벳 자회사)이라는 미국의 IT회사의 국가별 랭킹과 Tortois Media라는 영국 웹사이트의 국가별 랭킹을 합쳐서 지난 2023년 11월 21일 발표했다.
인공지능 국가별 순위를 보면 미국 순위와 중국 순위는 고정이다. 이견이 없는 1, 2위이다.
순위 | 국가 명 | 평균 순위 | Kaggle 순위 | Tortois 순위 |
1 | 미국 | 1 | 1 | 1 |
2 | 중국 | 2 | 2 | 2 |
3 | 영국 | 3.5 | 4 | 3 |
4 | 싱가포르 | 3.5 | 3 | 6 |
5 | 캐나다 | 4.5 | 5 | 4 |
6 | 이스라엘 | 6.5 | 7 | 6 |
7 | 한국 | 6.5 | 6 | 7 |
8 | 독일 | 8.5 | 8 | 9 |
9 | 네덜란드 | 9.5 | 11 | 8 |
10 | 핀란드 | 11.5 | 10 | 13 |
11 | 프랑스 | 11.5 | 13 | 10 |
12 | 호주 | 13 | 15 | 11 |
13 | 스위스 | 13.5 | 9 | 18 |
14 | 일본 | 14 | 12 | 16 |
15 | 인도 | 15.5 | 14 | 17 |
16 | 아일랜드 | 15.5 | 19 | 12 |
17 | 덴마크 | 15 | 16 | 14 |
18 | 룩셈부르크 | 16.5 | 18 | 15 |
19 | 스웨덴 | 18 | 17 | 19 |
20 | 스페인 | 21 | 21 | 21 |

위 표들을 보면 IT 강국이라는 한국 앞에 영국 싱가포르 캐나다가 있는 것이 상당히 어색하게 느껴진다. 특히 아직도 중학교도 입시로 가는 ‘교육 지옥’ 싱가포르가 도시 국가의 한계를 어떻게 딛고 저기에 끼어 있는지 신기하다.
일본은 그러고 보면 참 디지털화가 늦은 게 발목 잡혀 고전하고 있는 게 보인다. 인구수나 경제력으로 볼 때 일본 순위가 평균 14위라는 게 어색하다.
그러나 이런 일본도 한국은 2019년까지 인공지능 기술에서 뒤졌다가 2020년 어깨를 나란히 했고, 2021년부터 추월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얘기하고 있다.
이밖에 상위 20위에 이탈리아처럼 인구(5911만명, 2021년 기준)가 크고 G7인 국가가 빠져 있는 것은 국가적으로 불행일 것 같다.
인공지능 기술 발전 국가 상위 20개국의 인공지능 기술 현황(순위 역순으로 기술)
✅20위 스페인 (인구 4742만명, 2021년)
지난해 EU 국가로는 처음으로 AI관련 법령을 샌드박스로 만들었다. 이 의미는 정식 법령이 아닌, 법률을 일정기간 시범시행한다는 뜻이다. 이로써 AI를 이용한 각종 재화와 용역의 시험이 가능해졌다.
✅19위 스웨덴 (인구 1042만명, 2021년)
노르딕 언어(스웨덴 노르웨이 덴마크 아이슬랜드)로 LLM(Large Language Model)을 개발하는데 있어서 주도권을 쥐고 이끌고 있는 나라이다. AI Sweden이 주축이 되어 GPT-3과 같은 대규모 언어모델을 개발하는 게 목적이다.
✅18위 룩셈부르크 (인구 64만명, 2021년)
룩셈부르크에 위치한 클라우드 사업자 Gcore가 인공지능 기술 전파에 리더 역할을 하고 있다. 게임, 헬스케어, 핀테크 등에서 인프라스트럭처와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전 유럽에 퍼질 AI 클러스터를 조성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다.
✅17위 덴마크 (인구 585만명, 2021년)
덴마크는 지난 2017년 지방선거부터 모아온 4647장의 이미지를 한 대학에서 AI로 딥러닝시키고 얼굴분석을 시킨 결과 61%의 정확도로 정치적 성향을 파악해낸 실적이 있다.
<필자 주: 아직은 이 정도의 수준이 17위인 것으로 보아 유럽 다수의 나라가 아직 AI가 고도화와 거리가 있음을 알 수 있다.>
✅16위 아일랜드 (인구 503만명, 2021년)
아일랜드는 Uniphore라는 회사가 X 플랫폼과 AI 솔루션을 보유하고 있다. 대화형 AI, 생성형 AI, 감정 AI 등을 통해 고객 지향적인 솔루션을 찾는다. 이를 상업화하기 위애 Workair라는 회사와 손을 잡았다.
✅15위 인도 (인구 14억 800만명, 2021년)
인도는 일상 생활에 AI 기술 침투도가 세계 1위인 나라이다. 인디아항공은 세계 최초로 가상 AI 에이전트를 론칭했다. MS소프프의 애저 OpenAI 서비스로 만들어 4개 언어로 1300여개 장소에서 하루 6000개의 질문을 약 80%의 성공률로 답하고 있다.
지난해 인도는 AI에만 32억 4000만달러(약 4.32조원)을 모아 AI 기술 투자 규모에서 세계 5위를 차지했다.
✅14위 일본 (인구 1억 2570만명, 2021년)
일본 역시 지난해 11월 NTT가 생성형 AI LLM 츠츠미를 공개해 LLM을 만들 수 있는 나라가 됐다. 손정의씨가 이끄는 소프트뱅크가 인공지능 기술에 1400억 달러(187조원)을 퍼부었는데도 아직 AI 진행속도가 더디다고 평가된다.
소프트뱅크가 일본 정부의 특명을 받고 일본어에 특화된 LLM 개발에 지난해 10월 경 뛰어들 정도로 속도경쟁에서 뒤처졌다.
그래도 AI유니콘 기업인 PFN이 모델 개발, 슈퍼컴퓨팅, 로봇 등 다양한 분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올해 초 또하나의 LLM을 발표할 예정이다.
PFN은 토요타와 산업용 로봇업체 파낙이 투자한 AI 스타트업이다.
✅13위 스위스 (인구 870만명, 2021년)
스위스는 명문 취리히공대를 보유한 나라답게 자율 로봇 등 실생활에 활용하고 AI 기술을 접목하고 있다. Securitas AG라는 보안업체는 취리히 연방공대 스타트업 Ascento가 가밸한 자율로봇을 사용하고 있다.
360도 회전하며 열탐지 기능을 갖춘 카메라가 장착되어 있고, 2개의 바퀴와 접을 수 있는 다리를 갖춘 로봇이다.
✅12위 호주(인구 2569만명, 2021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MS소프트는 향후 2년간 호주에 32억달러(약 4.27조원)를 투입해 AI 기술과 클라우드 컴퓨팅 능력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로 인해 컴퓨팅 능력은 250% 향상되고, 데이터센터는 20개소에서 29개소로 증가하게 되며 30만명의 호주인을 교육할 수 있게 된다.
호주 정부가 아닌 MS소프트가 이렇게 많은 돈을 투자하다니 참 부러운 일이다.
✅11위 프랑스 (인구 6775만명, 2021년)
프랑스는 유럽의 AI 허브로 도약하기 위해 에마뉴엘 마크롱 대통령부터 시작해 열심히 뛰고 있는 분위기이다. 미래에셋에 따르면 AI 스타트업 기업이 338개이고, 70억달러(약 9조3450억원)를 지난 2013년부터 2022년까지 10년간 투입한 나라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새로운 AI인 ‘챔피언스’를 만드는데 5억유로(약 7115억원)을 출연했다. 프랑스는 Mistral AI라는 회사는 Mistral 7B LLM이란 거대언어모델도 갖추고 있다.
✅10위 핀란드 (인구 554만명, 2021년)
핀란드는 AI 생태계를 잘 꾸며놓은 나라이다. 수도인 헬싱키는 전세계에서 스타트업 에코시스템 좋은 도시 20위에 선정될 정도이다. 핀란드는 아마존과 엔비디아와 같은 빅테크 기업들을 유치했다.
✅9위 네덜란드 (인구 1753만명, 2021년)
네덜란드는 현재 네덜란드 언어로 LLM을 만들고 있다. 이미 GPT-NL로 명명했다. 실리콘밸리와 같은 폐쇄적인 과정을 거치지 않고 오픈소스 모델로 만들어지고 있다.
✅8위 독일(인구 8320만명, 2021년)
독일은 2023년 8월 향후 2년간 미국과 중국과의 AI 기술 격차를 줄이기 위해 10억유로(약 1조 4520억원)를 투입하기로 했다.
독일은 245개의 스타트업과 2022년까지 과거 10년간 70억달러를 인공지능 기술에 투입했다.
독일은 에어모빌리티업체 Volocopter, LLM 개발사 Aleph Alpha, 딥러닝 번역사 DeepL, 대화형 AL 플랫폼 Parloa를 보유하고 있다.

✅7위 한국 (인구 5174만명, 2021년)
한국은 AI 기술 순위에서 7위를 기록했으나 앞서 Techopedia에서 선정한 Top 10에 들어가지 못한 이유가 이해될 정도로 불안한 행보이다.
먼저 2023년 2월 글로벌 시장조사 회사인 CB인사이트가 조사한 세계 250대 생성AI 스타트업 국가별 분포에서 한국은 13위에 그쳤다.
문제는 겨우 3개사만 포함되는데 그쳐 일본(5개사)은 물론 네덜란드, 스페인(이상 4개사)에도 뒤졌다. 덴마크, 노르웨이, 싱가포르, 뉴질랜드, 스위스와는 같은 3개사였다.
동률을 이룬 나라의 면면을 보면, 우리가 갖고 있는 인구 수나 경제규모나, 그동안의 IT에서 쌓은 명성 모두에 어울리지 않는 상대들이다. 인구 1000만명도 안되는 나라들과 규모의 경제 싸움을 해도 이보다는 나을 것 같다는 암울한 기분이다.
펀딩 규모나 펀딩 받는 기업 수 등을 보면 더 처참한 스코어들이 나온다. R&D 예산도 깎는 등 정부가 오히려 발목을 잡는 어려운 처지에도 이렇게 해내는 한국기업들이 대단하다. 진짜 큰 박수를 쳐주고 싶다.
✅6위 이스라엘 (인구 936만명, 2021년)
2023년 9월 불과 5개월 전보다 이스라엘 AI 스타트업이 거의 2배 가까이 늘었다. 67개에서 244개로 느는 사건이었다.
지난해 9월까지 이스라엘의 생성형 AI 산업은 23억달러(약 3조 705억원)를 펀딩하는데 성공하기도 했다.
이스라엘은 AI 사이버시큐리티 플랫폼 회사인 Deep Instinct, AI 작문 크리에이터인 AI21 Labs, 기업 AI시큐리티 회사인 SentinelOne이 유명하다.
✅5위 캐나다 (인구 3825만명, 2021년)
캐나다는 2022년과 2023년 사이에 25.7억달러(약 3조 4310억원)를 AI 기술 분야에서 펀딩했다. 조용히 인공지능 국가별 순위에서 5위를 차지할 정도로 ‘빅 플레이어’로 도약했다.
캐나다를 대표하는 AI 기업으로는 LLM 공급자 Cohere, 생성형 AI 플랫폼 회사 Scale AI, AI 서치 공급업차 Coveo 등이 있다.
✅4위 싱가포르 (인구 545만명, 2021년)
165개의 AI 스타트업을 가진 나라이다. 싱가포르 정부는 2021년 3억 6200만달러(약 4382억원)를 들여 향후 5년간 AI를 국가 방위 차원에서 성장시키겠다고 발표했다.
유명한 AI 스타트업으로는 원격환자 모니터링회사인 Biofourmis, 데이터 인텔리전스 플랫폼 회사인 Near, 대화형 AI 플랫폼인 Active.AI, 그리고 AI 회계 플랫폼인 Osome 등이 있다.
✅3위 영국 (인구 6733명, 2021년)
ITA(세계무역청)에 따르면 영국은 세계에서 세번째로 큰 AI 시장이다. 현재 가치가 210억달러(약 28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AlphaGo를 마든 DeepMind를 비롯해 클라우드 보안 AI 위험탐지 회사인 Darktrace 등이 있다.
✅2위 중국 (인구 14.12억명, 2021년)
최근 1년 동안 인공지능 기술 영역에만 민간 투자로 950억달러(127조원)가 투입된 나라다. 전체주의 국가로서 한 나라에서 이렇게 투자를 하면 이길 나라가 거의 없다.
Tencent, Huawei, Baidu가 AI를 이끈다. 텐센츠의 LLM인 Hunyuan은 중국판 ChatGPT이다. 화웨이의 Pangu는 패러미터가 무려 1.085조개로 추정되는 LLM이다.
LLM의 성능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패러미터 수는 중요하다. 구글 제미나이는 1조개로 추정되는 상황에서 Pangu의 패러미터 규모는 충격적이다.
한국의 네이버 AI(하이퍼클로버X)는 약 3000억~4000억개, OpenAI의 ChatGPT 3.5는 1750억개로 추정되고 있다.
✅1위 미국 (인구 3.319억원, 2021년)
두 말이 필요없는 AI 업계의 지배자이다. AI 기업 톱 티어의 60%가 미국 국적이다. 미국 기업, 연구소, 대학 등 AI 기술 연구에 쏟아부은 돈이 지금까지 2490억달러(약 332조원)로 미래에셋은 추정했다.
실리콘 밸리 하나만으로도 전세계에서 가장 큰 AI 홈을 이룰 정도이다. OpenAI, Goole, Meta, Anthropic 등 AI 거물 회사로도 유명하다. 여기에 GPT-4, DALLE E-3, Bard, Llama2, Claude2 등이 모두 미국 기업 작품이다.
후기
현재 한국은 인공지능 기술 세계 순위에서 6위부터 15위사이 어딘가에 있는 듯하다. 사실 싱가포르 정도에 뒤져있는 게 불만이긴 했지만 사실 ‘뿌린대로 거두는 것’일 것이다.
그동안 덜 뿌렸다면 결과는 자명하다. 적게 수확하는 것이다. 저 위에 나라들의 인구로 보니 한국은 8위이다. 인도, 중국, 미국, 일본, 독일, 프랑스, 영국, 한국 순이다. 그렇다면 크게 나쁘지도 않지만 결국 AI도 승자독식주의에 빠질 염려가 크다는 점에서 여전히 우려스럽다.
찬찬히 보고 있자니 영국이 3등을 하고 있고, 독일, 프랑스 등도 뒤처지지 않는 것이 보인다. 우리가 방위산업에서 빅 플레이어로 웅비하려고 해도, 미국은 차치하고 영국,독일, 프랑스는 핵잠수함이라던지, 전투기라던지 초고가 전투장비에서 우리를 한창 앞서 있다.
그런 점에서 AI 산업도 모든 국가들이 국가의 모든 역량을 투입해 싸우는 총성없는 전쟁으로 보였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은 빨리 정상적인 국가가 되지 않으면 큰 일이 난다. 산업혁명이 따로 있는게 아니다. 지금이 4차산업혁명이다. 1차 산업혁명에서는 뒤져 일본의 식민지가 됐던 게 한국이다.
바이든이라 했던 사실을 아니라고 우겨도 국민 절반은 그 거짓말을 옹호하는 사회는 분명 정상이 아니다. 제발 유권자들이여, 정신을 차려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