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IB 시험 결과 발표. 45점 만점 0.1%

지난 5월 시험을 친 2023년 IB 시험 결과 발표에 각국 국제학교들이 적지 않은 충격을 받은 듯하다. 45점 만점 0.1%, 179명이라는 성적표는 코로나 이전의 난도로 돌아가려는 IB(International Baccalaureate) 본부의 의도가 제대로 반영됐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7월 6일 발표된 2024년 5월 IB시험 결과 분석

평균 점수 아직도 2019년 보다 높다

2023년 7월 6일 오후 9시(한국시간) IB0로부터 점수를 확인한 각국의 국제학교 학생 학부모 교사들은 상당히 충격을 받은 듯하다.

교육 사이트 위치스쿨 어드바이저 UAE 에디션은 ‘2023년 IB 점수가 왜 낮아졌나’라는 제하의 분석을 내놓았다.

2023년 IB 시험 결과 세계 평균점 30.24

이에 따르면 2023년 IB 세계 평균점은 30.24점으로 4년 만에 가장 낮은 점수를 기록했다. 지난해 31.98점과 비교해도 1.74점, 무려 5.44%나 떨어졌다.

2023년 IB 시험 결과 나타난 평균점수와 과거 점수를 비교한 표이다. 올해에는 45점 만점 0.1% 수치가 충격적이다.
올해 시험결과와 과거 결과를 비교한 표. 캡처:위치스쿨 어드바이서

이는 2016년 29.95, 2017년 29.87, 2018년 29.76, 2019년 29.65에 근접한 점수대다. 팬데믹이 시작한 2020년 31.34, 2021년 32.98, 2022년 31.98에 비해서는 현저히 떨어졌다.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0년과 2021년에는 IB가 본부 차원에서 시험을 치지 못하고, 각 학교에서 자체 평가해 점수를 주는 바람에 점수 인플레이션이 극심했다.

현재 IB 세계 평균점은 30.24점으로 나타났지만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가려면 아직도 0.5점 정도 하향조정할 여지가 남아있는 것으로 보인다.

DP, 디플로마 취득률도 저조.

IBDP 학위를 받는 글로벌 합격률(Pass Rate)도 뚝 떨어졌다.

지난 2020년부터 2022년까지 3년간 85~88%를 기록하던 학위 취득률(글로벌 합격률)도 80% 이하인 79.35%로 하락했다. 5명의 학생중 1명은 학위를 못받고 수료증에 머물게 됐다.

학위 취득률은 지난 2016년 79.3%, 2017년 78.4%, 2018년 78.2%, 2019년 77.8%에 그쳤다. 그러나 2020년 85.2%, 2021년 89.0%, 2022년 85.6%로 온정주의의 극치를 보여줬다.

45점 만점은 겨우 0.1%.

전세계 5000여개의 IB 학교에서 약 18만명(17만9917명)의 학생이 시험친 결과 45점 만점은 겨우 179명에 그쳤다. 퍼센트로 봐도 상위 0.1%다. 서울대 의대와 연세대 의대 보다 더 높은 퍼센타일의 점수대다.

시험을 주관한 IBO는 성명을 통해 “이번 시험 결과는 지난해 5월과 11월에 이어 단계별로 팬데믹 이전의 점수체제로 돌아가려는 일련의 노력이 반영된 것”이라며 “이것이 각 대학의 기대치와 부합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다시 말해 의도적으로 팬데믹 이전의 점수체제로 돌아가려는 뜻을 명확히 했다.

사실 A레벨이나 AP가 IB에 비해 대학 관계자의 신뢰를 덜 받는 이유로 IB 옹호론자들은 난이도를 얘기해왔다. AP는 너무 쉽고, A레벨은 어렵지만 점수가 꾸준히 인플레이션되어 왔다는 것을 지적한다.

하지만 이런 IB옹호자들도 지난 2년 이상 동안 IB 점수 체제가 무너지면서 대혼란이 왔을 때는 뚜렷한 변명거리가 없었다.

40점 이상 비율 2019년 수치에 근접

IB 점수 구간별 분포

위의 표는 시험 결과가 나온 뒤 몇개월 후 IB 본부에서 발표한 점수 구간별 분포도이다. 이들은 이 통계에서 이제부터 45점 만점 자의 숫자를 공개하지 않기로 한다고 발표했다. 이럴 경우 45점 만점만 뽑는 서울대 의대, 연세대 의대의 경우 사정에 어려움이 있을 수는 있겠다.

아무튼 저 통계를 보면 40점 이상이 코로나 팬데믹 이전인 2019년 수준으로 거의 돌아갔음을 볼 수 있다. 사실 IB를 미국, 한국, 영국, 싱가포르, 홍콩 상위권 대학이 선호하는 이유는 40점 이상이 10% 미만이며, 40점 이상만 받아도 학생들의 학력이 검증됐다고 보기 때문이다.

실제 옥스포드대학은 39점, 케임브리지대학은 40점을 신청 최하한선으로 두고 있을 정도로 IB를 높이쳐 준다.

사실 한국 대학시험의 상위 10%가 가는 대학은 어디이냐를 생각해보면 참 말도 안되게 IB를 후하게 쳐주는 셈이다.

한국 수험생 중 상위 10% 대학은 홍익대, 동국대, 국민대, 숭실대, 인하대, 건국대 정도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미국 SAT 시험을 봐도 1600점 만점에서 90퍼센타일(상위 10%) 점수는 2023년의 경우 1340점이다. 1340점으로는 유색인종이 갈만한 상위 50개 대학은 없다고 봐야 맞다. 이만큼 IB의 상위 10%, 40점은 굉장한 대우를 받고 있다.

성적을 자랑하지 못하는 국제학교들.

한국 국제학교 가운데 입결을 상당히 좋게 내는 것으로 정평이 나있는 NLCS 제주는 아직 학교 홈페이지에 시험발표 10일이 지났지만 업데이트하지 않고 있다.

말레이시아의 Signature School인 ISKL 역시 대내적으로는 블로그에 발표했지만 대외적으로는 아무런 발표를 하지 않고 있다.

지난 2021년 무려 10명의 만점자를 양산했던 말레이시아의 SJIIM(Saint Joseph Institutional International School)도 아무런 뉴스를 홈페이지나 페이스북에서 찾을 수 없다. SJIIM은 지난해부터 IB는 물론 A레벨까지 제공하겠다며 사실상 IB에서 한발 빼는 태도를 취했었다. 지난 2022년 IB 성적이 다시 평년작으로 돌아갔기 때문이다.

<그러나 2023년 8월 18일 현재 다시 SJIIM 홈페이지를 찾은 결과, 올해에는 매우 훌륭한 성적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총 22명의 학생 가운데 7명이 40점 이상을 기록했다. 이는 코호트(Cohort)의 32%가 40점 이상을 거둔 좋은 성적이다.

이는 전체 평균점이 무려 38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높은 평균 점수는 45점 만점 1명, 44점 2명, 42점 3명, 40점 1명이 이끈 덕분이다.>

그러나 근래 2, 3년간 꾸준한 성적을 냈던 말레이시아의 넥서스국제학교< https://www.nexus.edu.my/learning/ib-diploma/ib-diploma-results-2023 >가 좋은 성적을 또다시 거둬 홈페이지에 크게 뉴스를 실었다.

45점 만점자 남학생을 포함해 44점, 43점 등 40점을 넘은 학생 9명의 사진과 진학이 결정된 경우 대학교 이름도 함께 소개했다.

지난 2년 동안 한국의 KAIST(45점, 43점)를 진학시켰던 넥서스국제학교는 이번에도 한국인 이름이 3명 정도 보였으며 전원 여학생이었다.

말레이시아 미국계 국제학교 Signature School인 ISKL(International School of Kuala Lumpur)은 다시 한번 제실력을 보여줬다. 별로 공부를 잘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보여줬다는 뜻이다.

120명이 응시해 매우 큰 cohort이라서 평균점이 34점에 그친 것은 어쩔 수 없다. 그러나 40점 이상이 13% 밖에 되지 않는다. 즉 15~16명이라는 얘기다. 위에 나온 SJIIM과 넥서스와 비교되는 수치이다.

예상보다 낮은 점수에 허탈해하는 학생들.

고 해커스(GO HACKERS)라는 사이트< https://www.gohackers.com/?c=village/village_info/B_TOEIC_University&p=4&type=url&uid=194204 >에는 ‘영어로 진학하기’ 코너가 있다. 이곳에는 3특, 12특으로 대학을 가려는 해외 유학생들이 고민상당하는 경우가 많다.

IB 시험 결과가 나오자 한 게시자는 *2019년으로 돌아간 느낌 *상위권 학생들은 예상 점수 그대로 나온듯하나 중하위권은 점수가 안 나온 경우가 많음 *만점이 200명 이하이지만 국내는 아주 적은 것도 아닌 듯. 체감상 지난해와 비슷함 등의 올해 IB 시험에 대한 총평을 내렸다.

게시자가 학원 관계자처럼 보이는 이 글에는 여러 댓글이 붙었으나 이렇게 어려운데 어떻게 한국에서 만점자가 많이 나오겠느냐는 반론의 목소리가 컸다.

세계 각국의 점수들.

영국에서는 4800명이 IB시험을 쳤다. 평균 34.67점이 나왔다. 지난해 36.35점에 비해 떨어졌다. 45점 만점은 영국 전체에서 25명이 나왔다.

Godolphin & Latymer 학교는 IB 평균 점수가 무려 42.6점을 기록했다. NLC학교는 41.3점, 킹스 컬리지 윔블던은 41점을 마크했다.

싱가포르는 26개 학교에서 1800명이 시험을 쳤다. 평균 35.05점에 그쳐 싱가포르 답지 않았다. 40점 이상을 409명이 기록했다. 원래 싱가포르는 세계 만점자의 절반이 나오는 국가였지만 올해에는 별다른 얘기가 들려오지 않는다.

Tanglin trust 스쿨은 평균 38.3점을 기록하며 42점 이상의 학생 11명을 배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