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레스 테스트-PTE PTM PTS vs MAP 테스트 비교

미국식 국제학교에서 치는 MAP 테스트는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영국판 MAP 테스트 격인 프로그레스 테스트(Progress Test) 시리즈인 PTE PTM PTS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눈치챘겠지만 E는 English, M은 Math, S는 Science이다. 둘을 비교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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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규모있는, 그리고 공부를 열심히 하는 말레이시아내 영국식 국제학교에 입학하면 갑자기 학년 말에 프로그레스 테스트를 친다는 통지가 온다.

구글에서 검색하면 영어로만 나오고 한글로는 나오지 않는다. 네이버에서 검색해도 마찬가지다. 한 3, 4개월 전 필자가 글을 썼음에도 구글이나 네이버 검색에 반영되지 않은 채 묻혔다. 여전히 수많은 영국식 국제학교 사람들이 잘 모르는데도 검색에서 도움을 주지 않는다.

영국 프로그레스 테스트란?

프로그레스 테스트는 영국식 학교에 다니는 학부모라면 익히 아는 CAT4 테스트(4가지 인지능력 검사)를 만들어 시행하고 있는 영국의 ‘GL Education’사가 개발한 학업 성취도 측정 테스트이다.

과목은 현재 세 종류이다. 그래서 프로그레스 테스트 시리즈라고 부른다. 개별 종목은 영어의 프로그레스(진보, 발전)를 측정하는 PTE, 수학과 과학의 발전을 점검하는 PTM, PTS가 각각 있다.

미국의 MAP 테스트와 달리 아직 널리 보급되지는 않았다. 불과 1년 전 이 테스트에 대해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물어봤지만 아무도 몰랐다. 국내 최대 국제학교 관련 커뮤니티였는데도 말이다.

GL Education은 이 테스트가 10만 명 이상의 학생을 표본으로 표준화된 측정 도구라고 소개한다.

프로그레스 테스트 시리즈 개요

GL Education은 3개 과목 시험을 칠 수 있는 연령을 소개했다. 영어 PTE와 수학 PTM은 4~14세 이상이 칠 수 있다. 과학 PTS는 7~15세가 시험을 칠 수 있는 나이이다. 즉 A레벨에 응시하는 학생들이 대상은 아니고 , 그 이하 GCSE(또는 IGCSE) 치는 연령까지만 이 시험들을 칠 수 있다.

GL 회사는 시험을 레벨에 따라 실시하는데, 레벨은 나이와 똑같다. 7세이면 레벨 7이고, 14세이면 레벨 14이다.

시험은 물리적으로 두 가지 타입이 있다. 디지털(컴퓨터 또는 랩탑) 시험과 종이 시험이다. 디지털은 레벨 7~15까지 가능한데 반해, 종이 시험은 레벨 5~14까지 범위가 더 넓다.

시험은 레벨(나이)에 따라 다르다. 레벨 5~7에서는 과목 당 45~60분이 주어진다. 그 이외의 레벨에서는 60~75분이 주어진다.

대부분 객관식(Multiple choice) 문제이지만 일부는 주관식(Open ended) 문제도 있다.

이에 따라 학교는 3일에 걸쳐 PTE, PTM, PTS를 실시한다.

PTE의 경우 다른 과목과 달리 시험의 파트 1, 파트 2로 나눠서 각각 30분과 50분이 주어진다. 파트 1에서는 영어 문법 등 영어 스킬을 테스트하고, 파트 2에서는 독해력을 테스트한다.

시험 치르는 횟수는 학교마다 다르다. 한 학년에 두 번 치는 학교도 있고, 한 번만 치는 학교도 있다. 이 시험은 공짜가 아니고 돈이 든다. 필자의 자녀가 다니는 학교는 1년에 한 번만 치며, 시기는 학년 말이다.

미국 MAP 테스트와 같은 점, 다른 점

MAP 테스트는 따로 설명하지 않겠다. 워낙 아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PT 시리즈와 MAP 테스트의 같은 점은 학업 성취도를 측정하는 시험이란 것이다. 과목 수도 엇비슷하다. MAP 테스트는 4과목이지만 사실 영어가 2개로 나눠져 있을 뿐이다. 문법과 독해력을 나눠서 치를 뿐이다. 수학과 과학(일부 미국계 국제학교는 과학을 치지 않음)을 시험치는 게 같다. 즉 크게 보면 영어, 수학, 과학이다.

두 시험 모두 컴퓨터로 치는 것외에 영국의 프로그레스 테스트는 종이 시험도 있다는 점이 다르다. 또한 영국 시험에는 주관식 문제가 있다는 것도 차이이다.

MAP 테스트는 Adaptive 스타일의 시험이다. ‘적응하는’이라는 의미이지만, IT용어로 얘기하자면 상황에 맞춰서 변한다는 의미이다. 시험에서는 문제가 수험생의 실력에 따라 변한다는 뜻이다. 즉 미국식 국제학교 5학년(G5, 영국식 Y6)인데, 자신의 학년에 맞는 문제를 계속해서 맞게 답하면 G6, 나아가 G7 이런 식으로 난이도를 올려 간다. 그러나 프로그레스 테스트 PTE PTM PTS는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는다. 자신의 학년 수준에 맞게 시험이 나온다.

성적 공표 스타일도 다르다. MAP 테스트는 각 과목마다 평균은 몇점이고, 수험생은 몇 퍼센타일(Percentile)이라고 나온다. 예를 들면 영어 Rit스코어 140점, 99퍼센타일이라고 나오면 140점이 나와서 100명을 줄로 세웠을 때 상위 99등, 즉 상위 1%라는 얘기이다. 이런 식으로 가감없이 노골적으로 실력이 나온다.

그러나 영국 프로그레스 테스트는 결과를 시험 비용에 따라 달리한다. 돈을 더 내면 자세한 성적까지 제공되고, 그렇지 않을 경우 그냥 막대 그래프와 설명만 있을 뿐이다. 대략 상, 중, 하의 실력 정도만 가늠할 수 있다.

시험 횟수도 PTE PTM PTS는 1년에 1, 2회 치는 것을 학교가 정한다. MAP테스트의 경우 보통 3차례를 기준으로 2회만 치르기도, 4회나 치르기도 하는 학교들이 있다.

PT 시리즈와 MAP 테스트 실제 리포트

프로그레스 테스트 결과 리포트(오른쪽)와 MAP 테스트 결과 리포트(왼쪽)이다.
프로그레스 테스트 결과 리포트(오른쪽)와 MAP 테스트 결과 리포트(왼쪽)이다.

위에서 짧게 설명했듯, 이게 미국과 영국의 다른 점이다. 미국은 저렇게 Number라고 해서 RIT스코어가 나오고 그에 해당하는 퍼센타일이 나온다.

위의 두 가지 리포트는 모두 한 학생이 각각 2020년 8월과 2023년 6월에 각각 치른 미국과 영국의 시험 결과이다.

물론 미국의 MAP테스트 결과지는 더 길게 나오는, 정식 양식이 있다. 저것은 학교의 애플리케이션에서 다운로드한 약식 양식이다. 반면 저 사진 오른쪽의 영국 PTM 결과 리포트는 참으로 길다. 하지만 기계가 정리해 놓은 형식적인(perfuctory) 얘기 뿐이다.

저 학생의 경우 미국식 국제학교에서 한 해 뒤 치른 수학 MAP 테스트에서 270점을 얻어 9학년 상위 1%의 점수를 얻었다. 하지만 실력이 전혀 줄지 않았는데도 영국식 국제학교에서 치른 시험은 저 막대 그래프 끝까지 닿지 못하고 여백이 남아 있다. 즉 99퍼센타일을 하지 못했다는 의미다.

이는 무엇을 뜻할까? 주관식 시험 등이 제법 어렵다는 의미이다. 미국식 국제학교를 다닐 때는 99퍼센타일이 무려 3개나 되는 학생이 영국식 국제학교로 옮겼는데 만족스럽지 못한 성적을 거뒀다는 것은 무엇을 뜻할까?

객관식으로 답을 채워 넣는 미국식, 한국식 교육의 약점이 노출됐다는 의미이다. 그러나 미국 교육은 그나마 AP에서 주관식이 있다는 점에서 한국의 교육만이 참으로 문제인 것이다. 주관식 문제가 묻는 통찰력을 객관식 문제는 결코 주지 못한다.

마무리

이상으로 영국 프로그레스 테스트 PTE PTM PTS에 대한 설명을 마치겠다. MAP 테스트에 대해서는 나중에 기회가 있으면 다시 쓸 계획이다. 영국식 국제학교에 들어와서 이 세가지 테스트를 처음 접하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쓴 글이다. 생소하다고 겁내지 말고 잘 준비해서 좋은 결과를 얻길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