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배거 뜻과 피터 린치가 만든 텐배거 용어의 기원, 그리고 2024년 텐배거 주식 10개 종목을 알아보려고 한다. 텐배거 종목을 알아보는 목적은 이 종목이 어떤 환경에서 왜 올랐는지 특징을 알아보려는 것이지, 한참 상투에서 추천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다는 것을 밝혀둔다.
텐배거 뜻, 텐배거 기원과 역사
텐배거는 영어로 Ten Bagger, 그대로 쓴다. 텐배거 뜻은 10배 오른 주식이다. 열개의 가방(bag)에 수익을 가득 채운 사람이란 뜻이다.
미국 월가의 전설적인 펀드매니저 피터 린치(Peter Lynch, 1944년생)가 처음 사용한 용어이다. 피터 린치는 1977년부터 1999년까지 마젤란펀드를 운영하면서 연 평균 29.2%의 경이적인 수익률을 기록한 사람이다.
그렇다면 멍청한 질문을 하나 하겠다. 텐배거는 수익률 900%를 의미할까, 1000%를 의미할까? 본전에서 곱하기 10배이니까, 답은 수익률 900%이다. 즉 10배가 오른다고 쓰고, 수익률은 9배라고 읽는 것이다.
지난해까지 한국의 텐배거 주식
텐배거 종목은 숱하게 있어 왔다. 우리는 수익률 10배를 유지하고 그 이상으로 가는 메가 배거 종목의 경우 미국 증권시장에서는 제법 봐왔다. 구글, 엔비디아 등… 회사와 증권시장이 장기투자에 알맞은 토양을 만들어 놓기 때문이다.
한국은 멀쩡하게 있던 주식도 인적분할, 물적분할로 ‘쪼개기’를 하면서 본질적인 가치를 훼손하는 행태가 잦다. 이러니 장기투자를 하기 겁나는 시장이 된지 오래다. 그래도 한국 증시는 일시적이나마 텐베거가 있어 왔다. 대부분 투기에 의한 것이었다. 종목은 더 많으나 일단 기억나는 것만 예시한다.
이노진(1700%)
2021년 바이오업체 이노진이 최저 189원에서 최고 3,401원으로 상승해 1700%(정확히는 1699.5%)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노진은 2024년 8월 30일 현재 1,928원이다.
아직도 그때 기준으로는 텐배거 종목으로 남아 있는 것으로 쳐야 하나?
하이드로리튬(2390%)
2022년에는 하이드로리튬이 계보를 이었다. 1,245원에서 31,000원으로 2390% 상승했다. twenty five bagger였다. 리튬 관련주로서 과도하게 올랐다. 대주주 리튬플러스 덕분인데, 투자금 빨아 들이는 스폰지같다. 현재는 3195원, 시가총액은 1632원이다.
계속해서 CB, BW, 유상증자로 돈을 요구해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주식처럼 보인다.
포스코DX(1170%)
지난해에는 저런 이상한 주식이 아닌 멀쩡한 주식인 포스코DX가 광풍에 휘말려 텐배거 주식에 올랐다. 로봇, 스마트팩토리 바람 덕분이었다. 사실 포스코내 그저 그런 ICT 회사인데도 사람들의 광기는 6,270원에서 79,600원까지 밀어붙였다. 상승률 1270%였다.
현재는 26,600원이다. 연간 순이익 1000억원 회사가 4조 시가총액이라면 아직도 비싼 것이다. 하지만 비싸다고만 생각하는 패러다임을 깨지 못하면 텐베거 종목을 사지 못한다. 이런 관점을 수정하기 위해 지금 우리는 공부하고 있는 것이다. ‘미칠 때 같이 미치지 못하면 돈을 못 번다’는 진짜 속물적이면서도 동물적인 돈 감각을 말하는 것이다.
2024년 텐배거 종목 완성한 10개
최근 365일 동안 상승률 900%를 달성한 텐배거 종목 10개는 다음과 같다. 2024년 8월 31일 토요일 기준이다. 종목 뒤의 괄호안 수치는 순 상승률이다.
스카이문스테크놀로지(1730%)
스카이문스테크놀로지는 52주 최저가(951원, 23년 10월 31일)와 52주 최고가(17,410원, 24년 8월 1일)의 차이로 인해 상승률 1730%를 자랑하는 주식이다.
올해로 한정해도 지난해 종가 1,488원에서부터 계산하면 1070%이다. 4월 24일까지 1300원대에서 머물던 주식은 4월 25일부터 오르기 시작해 4월 30일부터 5월 8일까지 5연속 상한가를 치며 단숨에 5700원 대로 올라섰다.
중국 최대 전구체의 자회사가 최대 주주로 되면서 매출 69억원(지난해)의 적자 회사가 전도유망한 2차전지 회사로 탈바꿈한다는 희망에서였다. 중간에 유상증자 납입금이 들어오느냐, 마느냐로 자기네들끼리 불안해하다가 조정이 오긴 했지만 많이 올랐다. 현재 주가는 11,250원이다. 52주 최저가로 따지면 여전히 텐배거 상태로 남아 있다.
역시 대박의 특징은 한계회사에서 최대 주주가 바뀌면서 전도유망한 신사업을 접목했을 때이다. 그만큼 시가총액이 낮은데서 오르는 기저효과가 크고, 신사업이란 비전으로 주주의 눈을 흐리기 때문이다.
중앙첨단소재(1006%)
중앙첨단소재는 엔켐과 2차전지 관련 합작회사를 만들어 대박을 낸 경우이다.
52주 최저가는 지난해 10월 5일 1,333원, 52주 최고가는 올해 6월 17일 14,750원이다. 1006%의 상승률이다.
이 회사는 2023년 5월 엔켐과 리튬염 공동사업을 위해 합작사 이디엘을 설립했다. 그 이전에 이 재료로 2022년 10월 446원에서 5월 5350원까지 이미 텐배거를 한 차례 연출한 상태였다. 재료 노출 뒤 2023년 9우러까지 빠졌을 때가 최저 1,333원이었다. 이 시기를 공략했다면 하는 후회가 들 수 밖에 없다. 하지만 모르는 재료였다. 그만큼 공부를 하지 않은 것이다. 통렬히 반성한다. 엔켐과 공동사업 하는 것은 거짓말이 아니니까 이런 시점을 공략했어야 옳다.
이제 중앙첨단소재는 시가총액이 무려 1.19조원이다. 이디엘에 대한 지분은 50%이다. 엔켐과 이디엘 가운데 누가 1주를 더 많이 갖고 경영권을 행사하는지는 모르지만 이제는 부담스러운 가격대이다.
이런 텐베거 종목의 특징은 유망한 사업으로의 진출이다. 그리고 크게 한번 오른 뒤 2차 상승에서 제대로 시세를 준다는 것이다. 이런 주식의 2차 상승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그런 점에서 필자는 유리기판 관련주의 폭발력에 관심이 간다. 이미 한차례 오르고 지금 주도주들이 50~60% 가까이 조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반도체 PCB의 패러다임을 바꿀 큰 재료이기 때문에 기술이 고도화될수록 뉴스라는 상승의 기폭제는 터져 나올 것이다. 요는 언제이냐는 것…
실리콘투(1663%)
실리콘투는 해외 매출이 많은 미용 인터넷 플랫폼을 갖춘 회사이다. 올해 한류의 미국 실적 호조를 기폭제 삼아 주가가 폭발적으로 신장했다. 게다가 K 뷰티 붐을 주가 폭등에 이용하려는 시장 전체의 이해 관계에 맞물리면서 상승폭이 촉진됐다.
지난해 5월 2일 종가는 3075원이었다. 올해 최고가는 6월 19일 54,200원이었다. 너끈하게 16.63배를 벌 수 있었다. 현재 주가는 38,600원이다. 지난해 5월 2일 기준으로는 여전히 텐배거 종목이다.
당분간 눈여겨 보면 안될 종목 같기는 하다. 왜 2026년, 2027년의 밸류에이션에 맞춰 올라간 주식을 우리가 사줘야할까.
태성(1192%)
태성은 반도체 장비회사이다. PCB 자동화 생산에 필요한 핵심설비인 습식 설비를 전문적으로 생산한다. 처음부터 작전이 걸려 오른 회사는 아니다.
복합도금을 롤투롤로 도금하는 복합도금기를 개발한 것을 기화로 큰 폭으로 올랐다. 지난해 4월 최저가는 1845원, 5월 최저가는 1780원이었다. 그러던 주가가 8월 30일 23,000원으로 최고가를 찍었다. 아직 최고가 행진이 마감된 것은 아닌데, 긴 양대음봉(long bearish candlestick)이 나와 18,800원에 마감해 향후 단기간 어려울 수는 있을 것이다.
아무튼 지난해 5월부터 치자면 무려 1192% 상승률이다. 2023년 6월 14일 2160원으로 쳐도 여전히 텐배거 주식이다.
현재 시가총액은 4854억원이다. 1분기 매출액은 145억원에 영업이익률 18.5%이다. PER이 226배이다. 지금 순이익 53억원(1분기 영업이익을 4개 분기로 조정한 추정치)의 10배를 벌어들여야 PER이 22.6개 된다.
테크윙(994%)
반도체 테스트 검사 장비 개발 및 제조에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회사이다. 테스트 핸들러 등이 매출의 45.4%를 차지한다. HBM 관련주 가운데 큰 수혜주로 꼽혀 한미반도체처럼 큰 폭으로 올랐다.
지난해 10월 4일에만 해도 종가가 6,470원이었다. 즉 시가총액이 2,418억원 짜리 회사였다. 그러나 지난 7월 11일 주가는 70,800원을 찍으며 상승률 994%로 텐버거를 기록했다. 현재는 테크윙 주가 40,950원, 시가총액 1.53조원의 회사이다.
역시 개미들이 좋아하는 바이오 주식은 세월과 낚시를 해야 하지만, 고수들이 좋아하는 반도체 주식은 고수익을 자주 주는 듯하다.
솔직히 지금 사라고 하면 사절이다. 텐배거를 공부하는 이유는 그들의 특징을 공부하려는 것이지, 조금 조정받았다고 사려는 의도는 절대 아니다. 따라서 절대 추천하지 않는다.
알테오젠(936%)
솔직히 바이오 주식을 좋아 한다. 아이진, 펩트론에서 재미를 봤다. 하지만 알테오젠은 주식이 어려워서 먼산 불구경했다.
불길은 대단하게 치솟았다. 지난해 3월 16일만 해도 32,000원이었다. 이따금 봐도 40,000원, 50,000원이었다. 하지만 8월 27일 331,500원을 찍었다. 또 하나의 텐배거 탄새이었다.
핵심은 아직 거래량이 상투 징후가 없다는 것이다. 현재 알테오젠 주가는 319,000원, 시가총액은 16조9544억원이다. 현기증 나는 시가총액임에 틀림없지만, 이 척박한 기술토양의 우리나라에서 세계적인 바이오 기업 하나 나오면 좋겠다는 마음에서 응원하고 있다. 어차피 ‘내 자식’은 아니지만 말이다.
와이씨(1158%)
지난해 10월 하순에 3,200~3,600원에서 놀던 주식이다. 12월께 CXL 테마 때 이 회사의 이름은 와이케이케이였다. 5000원대 초반이었다. 이 때 개인적으로 이 주식을 사지 않고 코리아써키트를 산 게 큰 실수였다.
와이씨는 이후 6000원, 7000원대에서 여러차례 매수 기회를 줬지만 외면한 나에게 크나큰 FOMO(Fear Of Missing Out)를 줬다. 올해 6월 13일 22,950원까지 치솟았다. 이름도 생소한 와이씨(3월 정기총회에서 개명)로 바뀐 채 말이다.
2000년 3월 23일 종가 1825원을 기준으로 하면 조금 멀긴 하지만 텐배거이다. 수익률 1158%이다.
고속 메모리테스털 검사 장비 제조업체이다. 주요 제품은 메모리 웨이퍼 테스터이다. 역시나 HBM 관련주로서 매력을 발산했다. 현재 주가는 14,100원, 시가총액은 1조 1568억원이다. 업종 평균 PER 25가 되려면 순이익이 290억원 정도 나와야 할 것이다. 1분기 수익이 75억원이니 현재의 밸류에이션이 가장 잘 설명되는 텐배거이다.
한미반도체(900%)
한미반도체는 HBM 관련주의 대장주이다. 한국 증시의 스타 주식이다. 지난해 5월 15일 주가가 19,600원이었다. 그리고 올해 6월 14일 196,200원을 찍었다. 현재 주가는 114,500원, 시가총액은 11조 1058억원이다.
지난해 시총 1조원 짜리가 1년만에 거의 20조원 짜리로 성장할 줄은 아무도 몰랐다. 이런 종목의 밸류에이션을 합리화할 자신이 없으니 아직 반도체 주식에서 돈을 못버는 모양이다.
제룡전기(900%)
AI가 키운 테마이다. AI 전력설비 테마 가운데 가장 많이 올랐다. 올해 구리 관련주, 전력 설비 관련주는 몇년 매출을 다 반영할만큼 크게 올랐다. 그 중에서도 제룡전기는 압도적이 상승률을 자랑했다.
지난 해 3월 15일 종가가 9990원이었고, 올해 7월 11일 100,700원을 찍었다. 계산 안 해보고 암산(mind math)을 해도 10배, 즉 9배 순수익이 나오면서 텐배거 주식이 됐다.
현재 56,100원이다.
신성델타테크(1660%)
초전도체 테마주의 대장주이다. 실체가 없지만 살벌하게 올랐고, 올랐던 만큼 후폭풍이 아프다. 지난해 7월 초만 해도 10,500원 정도 살 수 있는 주식이었다. 그러나 세계를 뒤흔든 논문 하나 때문에 초전도체 테마주들이 발작을 일으키며 상승해 신성델타테크는 올해 2월 21일 184,800원을 찍었다. 1660%의 상승률이다.
초전도체를 개발했다는 퀀텀에너지 연구소의 지분을 보유한 엘앤에스벤처캐피털의 지분을 52% 갖고 있다는 이유에서이다.
사실 벤처캐티털이 투자 지분은 손님 돈으로 투자하는 것이지, 자기 돈으로 투자하지는 않는다. 이것은 신탁자산(손님 돈)과 고유 자산(자기 돈)으로 나뉘며, 절대 섞지 않는다.
즉, 손님 돈으로 투자한 경우 벤처캐피털에게 떨어지는 몫은 거의 없다. 투자로 인한 펀드 평가액이 커질 경우 일정 비율로 떼는 운영 수수료의 절대 액이 커지고, 펀드매니저에게는 인센티브가 주어질 뿐이다. 엘앤에스벤처캐피털이 고유 자산으로 투자했다면 주가가 크게 반응할만하지만, 신탁 자산으로 투자했다면 아무 의미가 없다. 그리고 현실적으로 대부분 신탁 자산으로 투자한다.
신성델타테크 현재 주가는 48,200원이다. 시가총액은 1.3247조원이다. 지난 1분기에는 적자를 냈다. 그래도 영업이익을 냈으니 다행이다.
결론
이상으로 텐배거 종목을 살펴봤다. 역시 테마 대장주가 힘이 쎗다는 것을 재확인하게 된다. 대부분 리튬 관련주, 화장품 관련주, HBM 관련주, AI 전력설비 관련주, 초전도체 관련주 등 테마의 힘에 의해 추동됐다.
하지만 저런 테마 속에서 향후 어떤 테마가 올 것인지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반도체 주식이 여전히 텐베거를 만들어내는 파트라면 유리기판 관련주도 계속 눈여겨 봐야할 파트로 생각된다.
여기에 추가로 금과 은의 가격 차(Gold Silver Ratio)가 너무 벌어졌다가 최근 줄여드는 움직임이 나오기 때문에 은 선물이나 은 테마주(미국 은광 보유주-미국 종목)도 함께 보시길 권한다.
이밖에 이슈가 있는 CDMO 관련주, 엠폭스 관련주, 나트륨 배터리 관련주 등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이상으로 행운을 빕니다. needinfo의 글은 모바일이 아닌 PC로 보셔야 표를 읽을 때 도움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