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사이엔씨 주가 전망을 해보자. 엑사이엔씨는 한때 회사 오너가 LG그룹의 구씨와 친척이라는 얘기가 돌았고, 그래핀 관련주라고 해서 항상 투자자들의 관심권에 있었다. 흑연 관련주, CNT 관련주 등 테마 이름이 바뀌면서도 줄곧 하락해 이제 시가총액이 293억원에 그치고 있다.
흑연, 탄소나노튜브(CNT), 그래핀이란?
워낙 용어가 어려운 세계이다보니 먼저 기초지식이 필요할 듯하다. 우리가 흔히 연필심에서 볼 수 있는 흑연은 탄소로 만들어져 있다. 다이아몬드도 탄소로 이뤄져 있다.
과학자들은 지구에 100 여 종이 넘는 원소가 있지만 탄소처럼 특이한 원소는 없다고 본다. 똑같은 원소로 이뤄졌지만 배열에 의해 전혀 다른 성격의 물질이 되기 때문이다.
최근 40년 사이에 발견된 탄소 3형제의 존재는 놀랍다. 1985년 풀러렌(Fullerene), 1991년 탄소나노튜브(Carbon Nano Tube), 2004년 그래핀(Graphene)이 잇따라 발견되었다. 이들은 모두 나노미터 수준에서 독특성 특성을 보여 세계의 이목을 사로 잡았다. 나노는 10억 분의 1을 의미한다.
이를 발견한 과학자들은 풀러렌의 경우 1996년, CNT는 2010년에 노벨상을 받을 정도로 높게 평가받았다. 특히 그래핀의 경우 연필심에 있는 흑연을 스카치테이프로 몇번 붙였다 떼어냈다 하면서 탄소 원자 한 층으로 이뤄진 그래핀을 발견해냈다.
매우 얇은 막으로 강철보다 300배 더 강한 성질을 만드는 물성으로 인해 각광을 받았지만 현재 제조 단가가 너무 비싸서 현실에서는 대량 사용의 길이 아직 열리지 않았다.
국내 시장에서는 이 세가지 물질을 구분하지 않고 모두 싸잡아 관련주라고 부르고 있다.
엑사이엔씨에 앞서 탄소 3형제를 설명한 이유는?
엑사이엔씨는 더이상 흑연, 그래핀, 탄소나노튜브(CNT) 관련주가 아니다.
지난 2014년에 CNT 사업에서 철수했다. 그 이전에 포스코가 진행한 국책 과제에서 그래핀 하이브리드 소재 양산 공정을 확립하고, 전기 전도도, 방열 특성 상대 비교 전도성 페이스트를 적용한 시제품 평가 등을 담당했었다.
회사 측은 올해 3월 내놓은 지난 회계년도 결산 사업보고서에 “탄소나노튜브의 전기 저항성, 열 전도성 등의 특성을 이용해 CNT 복합재 분야 연구개발을 통해 발열 분야에서 CNT를 이용한 발열체(Heater)의 제품 사용화에 성공해 비데(Bidet)용 발열체를 시작으로 보일러 발열체 뿐만 아니라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한 경험이 있다”면서도 “그러나 2014년 CNT 관련 사업부를 정리했으며 2020년 Leak Sensor 관련 응용 제품을 연구 개발했으나 매출 부진으로 관련 사업을 정리했다”고 보고했다.
필자는 이 상황을 설명하기 위해서 탄소 3형제에 대해 먼저 설명한 것이다. 밑의 사진은 CNT 사업이 정리됐음을 보여주는 지난 3년 간의 매출 실적이다. 빨간 색 박스가 CNT 사업부 매출이다. 2020년 1억 6100만원의 내수 매출이 끝이다.
매출 표를 본 김에(While we are at it), 녹색 박스는 자회사로서 IoT(사물인터넷)로 가정용 보안 용품을 파는 회사인 올리브앤도브의 매출도 살펴보자. 생각보다 얼른 성장하지는 못하고 있다. 지난해 98억원으로 오히려 매출이 줄어들었다.
그럼에도 주주들은 이 주식을 흑연 관련주로 믿고 싶은 이유는?
회사에 크게 관심이 없는 사람들은 그래핀 관련주에 대해 오랫동안 상보, 엑사이엔씨 등을 떠올려 왔고 여전히 그런 고정 관념이 유지되고 있다.
지난 6월 22일 상보는 느닷없이 +28.49%까지 치솟은 뒤 +24.44%(1380원)에 장을 마감했다. 당시 전기차가 흑연을 많이 소모해 향후 수년 간 흑연이 부족할 것이라는 로이터 통신의 기사에 영향을 받은 것이었다.
그렇다면 이 시점에 왜 엑사이엔씨를 분석하고 있을까? 그것은 위 사진처럼 중국의 흑연 수출 통제 소식이 20일 알려졌고, 상보는 기다렸다는 듯 +24.97%가 오른 1912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그러나 엑사이엔씨는 -1.89%인 883원(시가총액 293억원)에 끝났다. 이미 시장에서 철수한 지도 3년째인데, 지난 6월에 뉴스에 반응했다면 이번에도 반응해야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심리가 퍼지고 있다.
그렇다면 엑사이엔씨는 무슨 사업을 하고 있나?
현재는 클린룸 전문 시공 회사이다. 클린룸 공사, 인테리어 공사, 파티션 등으로 지난해 매출 1059억원을 올렸다.
회사 측은 “고부가가치 사업으로서 현재 당사가 이 부문에서 점유율 1위이다”며 “지속적으로 점유율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LG디스플레이 파주 9세대 라인 및 OLED 라인, LG에너지솔루션 공장 증설 등에 참여하고 있다.
온도보상형 수정발진기(TCXO)는 휴대폰에는 반드시 들어가는 필수품으로 세계 시장의 80%를 일본이 차지하고 있다. 회사는 수입 대체 효과를 노리고 있다.
엑사이엔씨 제품 가운데 이 부분이 사실 가장 호조이다. 지난 3년간 매출이 45.9억원 → 62.8억원 →101.4억원으로 증가하고 있다. 모든 부문이 거의 매출 답보 상태에서 기대가 되는 사업 부문인 것이다.
4년반 약식 손익계산서와 투자지표
2019년 | 2020년 | 2021년 | 2022년 | 2023년상(2022상) | |
매출액(억원) | 2471.1 | 2342.8 | 2208.1 | 2280.6 | 884.1(1157.5) |
영업이익(억원) | 30.3 | 9.7 | -40.1 | 93.2 | 4.6(73.7) |
순이익(억원) | -3.65 | -7.7 | -46.7 | 75.4 | -2.5(80.9) |
매출증가율 | 10.3 | -5.2 | -5.8 | 3.3 | – |
영업이익률 | -33.8 | -68.1 | -514.6 | 332.4 | – |
부채율 | 133.5 | 132.4 | 168.1 | 106 | – |
유보율 | 216.9 | 212.3 | 184.1 | 230.2 | – |
EPS | -11 | -23.1 | -140.8 | 27.4 | – |
PER | – | – | – | 5.9 | – |
사실 이 회사의 약식 손익계산서를 보면서, 2018년부터 적자가 이어졌으니 4년 연속이었으나 지난해(2022년)에 영업수지를 대거 개선하면서 큰 폭의 흑자로 돌아섰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주가는 실적에 비해 6개월 정도 선행한다는 격언에도 불구, 지난해 엑사이엔씨 주가는 991~1360원에 머물렀고 연말 종가는 1345원에 그쳤다.
그리고 올해 주가는 853~1555원에 머무르며, 지금은 최저가에 가까운 883원에 그치고 있다.
저 위의 표를 보면 알겠지만 당기 순손실이 날 때는 소폭이고 지난해 선전으로 손실을 상쇄하는 효과를 냈다. 매출액 등으로 볼 때 확실히 저평가 국면이라는 뜻이다.
엑사이엔씨 주가 전망
엑사이엔씨가 저평가됐다는 사실은 시가총액이 300억원 이하라는 점에서 확실히 느껴진다. 장기간 손실이 나면서 시장에서 신뢰를 잃어버렸다는 증거이다.
게다가 그래핀 관련주라는 ‘후광(Halo)’가 사라졌으니 매력이 없을 수도 있다.
그렇다면 그래핀 관련 기술은 축적되어 있지 않을까? 분명히 기술 자료는 남아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한가지 실망스러운 점은 지난 2021년부터 2022년, 2023년 반기 동안의 매출액 대비 R&D비율이다. 이런 회사는 내가 100개 이상의 기업을 분석한 현재까지 가장 낮다. 0.55%(4.96억원), 0.30%(2.9억원), 0.05%(2460만원)에 그치고 있다. 연구개발없이 그저 그동안 해왔던 클린룸 공사만 반복한다고 보여진다.
TCXO의 매출이 늘고 있고, 여전히 시장이 그래핀 관련주로 인식해준다면, 그리고 저평가 국면이 지속되는 한 언제든 주가가 솟구칠 가능성은 있다. 연봉(yearly candle) 차트를 보면 최소 지난 2년간 작전이 펼쳐진 적이 없는 게 보이기 때문이다.
지금 코스닥 시장을 보면 말도 안되게 과대평가된 기업들이 수두룩하다. 특히 아이나비를 만드는 팅크웨어보다 못한 내비게이터 회사가 자율주행이라면서 거창한 사명으로 투자자들을 현혹하고 있는 현실이 기가 차다. 이런 시장에서 엑사이엔씨가 제대로된 평가를 받지 못했으니, 이제 다가오는 혹독한 증시의 겨울이 두렵기만 하다.
나스닥이 20일(현지시간) 다시 1.53% 하락하면서 4일 연속 낙폭을 키우고 있다. 다가오는 월요일(2023년 10월 한국증시에 또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부디 성공적인 투자를 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