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인당 GDP 순위를 보면 많은 국가가 시간의 흐름에 따라 부침을 겪는 게 나타난다. 이 포스팅에서는 단순히 올해 숫자만 다루는 게 아니라 43년 전 1980년 1인당 GDP와 현재를 비교해보겠다. 43년 전에는 말레이시아가 한국보다 국민소득이 높았다는 사실도 발견했다.
세계 1인당 GDP 순위 사전설명.
2023년 순위는 국가 별로 별도의 표 없이 설명하겠다. 대신 나무위키의 2023년 자료를 아래에 첨부한다. 참조할 것은 이 포스팅의 순위는 나무위키의 순위를 그대로 받아들였다는 사실이다. 동률 순위(tie)를 처리하는 방식이 이해가 되지 않지만 독자들의 혼선을 피하기 위해서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 그리고 1인당 국민소득은 ‘GNI Per Capita’라고 해서 국민 총 소득을 인구 수로 나누는 방법으로 구하는데 1인당 GDP를 국민소득에 가까운 뜻으로 사용하더라도 혼동이 없길 바란다.
지금부터 본격적으로 GDP를 알아보겠다. 설명의 순서는 먼저 1980년의 순위가 기준이 된다. 그리고 괄호 안의 숫자들은 2023년 현재 순위와 1인당 GDP 금액이다.
1980년 1인당 GDP 순위에 2023년 순위 비교.
1980년 상위 1~20위의 43년 후의 변화
먼저 1980년도 IMF 자료를 통해 1인당 GDP 1위부터 20위까지 살펴보겠다. 당시 자료 집계가 가능한 나라는 모두 150개 국가였다. IMF가 이러한 통계를 내기 시작한 첫 해가 1980년이다.
당시 1위부터 10위까지는 1위는 UAE로 4만 10달러(2023년 현재 20위 4만 9451달러)로 집계됐다. 2위는 카타르로 2만 7240달러(6위 8만 3891달러), 3위 쿠웨이트는 2만 970달러(32위 3만 3646달러), 4위는 스위스로 1만 9430달러(4위 9만 8767달러)였다. 5위는 룩셈부르크로 1만 7670달러(1위 13만 2372달러)였다.
6위는 사우디아라비아로 1만 7660달러(38위 2만 9922달러), 7위는 스웨덴으로 1만 6880달러(14위 5만5395달러), 8위는 노르웨이 1만 5760달러(3위 10만 1103달러), 9위는 아이슬란드 1만 5130달러(8위 7만 5180달러), 10위는 덴마크 1만 5130달러(9위 6만 8827달러)를 기록했다.
11위는 네덜란드 1만 3750달러(11위 6만 1098달러), 12위는 리비아 1만 3450달러(94위 6763달러), 13위는 프랑스 1만 3070달러(23위 4만 4408달러), 14위는 미국 1만 2550달러(7위 8만 34달러)였다. 15위는 벨기에로 1만 2530달러(16위 5만 3377달러), 16위 바하마 1만 2290달러(27위 3만5458달러), 17위 캐나다 1만 1280달러(18위 5만 2722달러), 18위 핀란드 1만 126달러(15위 5만 4351달러), 19위 독일 1만 1110달러(19위 5만1383달러), 20위 호주 1만 1010달러(10위 6만4964달러)를 기록했다.
1980년 세계 1인당 GDP 순위 상위 20위까지, 산유국은 1위 UAE, 2위 카타르, 3위 쿠웨이트, 6위 사우디아라비아, 12위 리비아 등이 포진해 있다.
2023년 순위를 살펴보면 극적인 변화가 있다. 43년전 맹위를 떨쳤던 산유국이 Top20 안에 카타르(8만 3891달러)만이 6위로 유일하게 끼어 있다.
나머지 국가들은 2023년 순위에서는 현저히 떨어졌다. 22위에 UAE(4만 9451달러), 29위에 브루나이(3만 5103달러), 38위에 사우디아라비아(2만 9922달러)가 산유국으로서 겨우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43년전 3위였던 쿠웨이트는 2023년 순위에서는 3만 3646달러로 32위로 추락해 33위 한국(3만 3393달러)과 엇비슷하다. 한국은 1980년에 64위(1710달러)에 그쳤지만 쿠웨이트는 하락, 한국은 상승에 따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서있게 됐다.
미국에 의해 나라가 멸망한 리비아는 종전 12위에서 현재는 94위(6763달러)로 주저 앉아 있다. 가다피 정권이 축출된 뒤 나라가 반토막 나면서 이번에 심각한 수해를 입는 등 신세가 너무 딱하게 됐다.
반면 세계의 모든 지식이 몰리는 미국은 2000년대 닷컴혁명, 2020년대 4차산업 혁명에 힘입어 국민소득이 더 올라갔다.
1980년 상위 21위부터 30위의 변화
영국의 산업화를 옆 동네에 산다는 이유로 얼른 받아들여 선진국의 반열에 든 서 유럽과 북 유럽 국가들은 예나 지금이나 여전히 잘산다. 다만 아일랜드와 같이 국민소득이 Exponential Growth하면서 ‘Ugly duckling ‘ 동화를 만든 나라도 있지만 말이다.
1980년 1인당 국민소득 순위에서 21위는 영국 1만 740달러(2023년 22위 4만 6371달러), 22위는 오스트리아 1만 730달러(12위 5만 6802달러), 23위는 바레인 1만 190달러(39위 2만 8385달러), 24위는 일본 9660달러(28위 3만 5385달러), 25위는 이탈리아 8500달러(26위 3만 6812달러)가 차지했다.
26위는 아르헨티나 8360달러(65위 1만 3709달러), 27위는 뉴질랜드 7250달러(21위 4만 8826달러), 28위는 이스라엘 6360달러(13위 5만 5535달러), 29위는 아일랜드 6250달러(2위 11만 4581달러), 30위는 스페인 6130달러(36위 3만 1223달러)가 랭크됐다.
2023년 순위로 보면 일단 크게 하락한 나라는 몇 안된다. 지난 세기 초 세계 5위 경제 강국이었다가 계속 퇴조하고 있는 아르헨티나는 26위에서 현재 65위(1만 3709달러)로 추락했다.
아일랜드, 싱가포르, 홍콩 1인당 GDP 성장
금융업, 그리고 글로벌 기업의 지역 본부들을 유치하는 나라와 도시 국가들이 이 기간 동안 크게 성장했다.
아일랜드 1인당 국민소득의 극적인 변화는 이미 설명했고, 1980년 34위이던 홍콩(5700달러)은 2023년 18위(5만2429달러)로 점프했다. 36위였던 싱가포르(5000달러)는 2023년 5위(9만 1100달러)로 수직 상승했다.
영국의 착취로 대 기근 때 국민의 상당수가 굶어 죽은 아일랜드의 경우 1999년 법인세를 12.5%로 낮춘 덕에 다국적 기업들이 유럽 본부를 아일랜드에 두는 경우가 많아지고, 이 덕분에 국내 생산의 증가와 양질의 직장 증가로 이어졌다.
홍콩의 경우 중국으로 반환 되면서 지금 시련을 겪고 있지만 아시아 금융 허브로서 둘째 가라면 서러운 위치다. 싱가포르의 경우 다국적 기업과 금융 회사들의 본부를 유치한 것외에도 해양업, 금융업 등이 매우 흥하다.
1980년에 한국보다 더 잘살았던 국가들.
한국의 80년은 솔직히 그리 못산다는 자각도 없던 시대였다. 한국은 그냥 중진국 수준이라고 생각하던 시기였다.
하지만 1980년 한국 1인당 GDP는 64위로 1710달러였다. 당시 아프리카 가봉은 5913달러로 31위(2023년 82위 9294달러)를 달리며, 32위 그리스(5900달러, 현재 44위 2만 2595달러) 보다 더 잘살았다.
아프리카 콩고 민주공화국은 48위 2730달러(현재 182위 695달러), 유럽의 헝가리는 54위 2150달러(현재 53위 1만 9385달러), 튀르키예(옛이름 터키)는 55위 2130달러(현재 71위 1만 1931달러), 남태평양의 피지는 59위 2060달러(현재 103위, 5887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당시 이란은 50위 2440달러(현재 121위 4251달러), 대만은 51위 2370달러(현재 30위 3만 3907달러)로 우리보다 나았다.
이밖에 코스타리카(2110달러), 에콰도르(2100달러), 파나마(2070달러) 등도 64위 한국(1980년 1710달러)보다 1인당 국민소득이 더 높았다.
당시 한국은 60위 루마니아(2050달러), 61위 말레이시아(1930달러), 62위 안티구아&바부다(1920달러), 63위 코트디부아르(1740달러)에 이어 64위였다. 65위는 콜롬비아(1680달러), 66위는 요르단(1650달러), 67위는 폴란드(1600달러)로 이어졌다.
중국 1인당 GDP 변화는? 필리핀, 태국, 베트남은?
1980년 필리핀 1인당 GDP는 98위, 774달러였다. 현재는 125위, 3905달러이다. 태국은 과거에 105위, 705달러였다. 현재는 85위, 8181달러이다. 상대적으로 1인당 국민소득이 나아졌다.
인도네시아는 43년전 108위, 673달러였다. 현재는 113위, 5016달러이다. 베트남 1인당 GDP는 종전 110위 652달러에서 현재 117위 4475달러로 순위상 큰 차이가 없다. 아시아 최빈국의 대명사로 쓰이던 방글라데시는 130위, 311달러에서 145위, 2469달러로 순위는 더 후퇴했다.
1980년도에 방글라데시에 이어 131위였던 중국은 당시 307달러였다. 2023년 1인당 GDP는 무려 64위, 1만 3721달러로 점프했다. 한 순위 위가 공산주의 종주국 러시아(63위, 1만 4403달러)이고, 한 순위 아래가 ‘몰락한 부자’ 아르헨티나(65위, 1만 3709달러)이다.
한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한국의 43년 전 순위가 1710달러로 전세계 64위였다는 점이다. 그리고 43년 후인 2023년 세계 64위는 중국(1만 3721달러)이다. 햇수로는 43년 차라서 한참 밑이구나 싶겠지만, 금액으로는 불과 3배 차이도 나지 않는다.
이밖에 2023년 현재 1인당 GDP에서 관심을 모으는 나라들도 있다. 엄청난 지진 피해를 입은 모로코의 경우 128위, 3748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요즘 급격히 한국화된다는 몽골의 경우 114위, 4814달러를 나타내고 있다. 이란은 현재 121위 4151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이밖에 우크라이나 1인당 GDP는 115위, 4654달러, 벨라루스 1인당 GDP는 87위, 7944달러이다. 여전히 동구권 나라의 상당수가 1인당 국민소득이 아직 1만 달러 이하 시대에 살고 있다는 사실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