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우리만 즐기는 듯한 기념일을 영어로하면 어떻게 되는지 갑작스런 궁금증에 빠진다. 대표적인 11월 11일 빼빼로데이 영어로, 그리고 3월 14일 화이트데이 영어로라는 궁금증이다. 그러다 보면 ‘Singles’ Day, Proposal Day, Pi Day에 대해 알게 된다.
빼빼로데이 영어로 – Singles’ Day
빼빼로데이는 원래 한국에서만 있었다. 롯데제과가 11월 11일이 ‘홀로’ ‘하나’를 의미하는 숫자가 4개나 있다는 것에 착안해 연인없이 혼자있는 싱글(독신자)을 자축하는 의미의 ‘빼빼로데이’를 마케팅으로 사용하면서 유행했다.
1996년 영남지역 여학생들이 즐겨하던 놀이에서 시작해 1997년부터 롯데제과가 본격적으로 마케팅했다는 설이 있다.
그렇다면 서양에서는 빼빼로데이가 있을까? 정답은 ‘없다’이다. 그러나 중국과 동남아에서는 ‘Singles’ Day’라고 명명하며 한국과 마찬가지로 독신자를 위한 날로 즐기고 있다. 따라서 ‘빼빼로데이 영어로’라는 질문에 ‘Singles’ day’라고 먼저 의역한 뒤 빼빼로데이의 유래를 설명해야 서양인을 이해시킬 수 있을 것이다.
사실 ‘Singles’ Day’도 마케팅 수단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중국의 온라인 쇼핑업체 타오바오가 11월 11일을 광군제(光棍节)라고 명명하면서 대대적인 세일을 하게돼 중국은 물론 동남아에 널리 알려지게 됐다.
많은 한문에서 굳이 방망이, stick을 의미하는 단어를 만든 것으로 봐 한국의 빼빼로데이를 표절한 느낌이 들지만 사실은 다른 것 같다.
중국에서는 1993년 중국 난징대학에서 여자 친구가 없는 남학생들이 모여서 술을 마시는 파티를 갖는 풍습이 있었는데, 이것이 중국 대학가에 퍼졌다고 한다. 이를 본 온라인 쇼핑업체 타오바오가 2009년부터 마케팅 수단으로 대대적으로 홍보하면서 퍼지게 됐다. 마케팅 시점으로 보면 한국이 분명 12년 빠르다.
필자가 살고 있는 말레이시아에서도 온라인에 벌써부터 ‘Singles’ Day’를 홍보하고 있다. 11월 11일 디스카운트 폭을 날짜에 맞게 11%로 하는 파격적인 판매이다.
영어권에서 기원된 날이 아니기 때문에 해석에 따라 ‘Bachelor’s Day’라고도 부르지만, ‘Singles’ Day’가 더 일반적인 듯하다.
화이트데이 영어로- 답은 없다
2월 14일 발렌타이 데이에 대응하는 개념으로 일본에서 만든 화이트데이(White Day) 3월 14일 역시 마케팅의 날이다. 2월 14일에 캔디나 초콜릿을 받은 남자가 여자 친구에게 선물하는 날이다.
‘화이트데이 영어로’라는 질문에 답은 ‘없다’가 맞다.
그러나 서양도 3월 14일 연인들에게 의미있는 날이다. 지난 1993년 미국의 ‘홀마크(Hallmark)’라는 이벤트 회사가 기획해 이제는 유럽까지 퍼진 ‘Proposal Day’가 있다. 화이트데이가 사랑을 고백하는 정도라면, 미국의 이날은 아예 청혼을 하는 날이다.
3월 14일은 Pi Day, 세계 수학의 날
‘화이트데이 영어로’라는 물음을 갖고 우리는 미국은 청혼의 날로 즐긴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런데 3월 14일은 숫자에서 파이(π/3.14159265)를 연상하면, 그게 정답이다. 이날은 Pi Day(파이데이)이다.
미국의 물리학자 래리 쇼가 1988년 샌프란시스코과학관(Exploratorium)에서 파이와 수학을 기리는 날로 행사를 가지면서 시작됐다. 2009년 미국 하원이 이날을 파이데이로 기념하자는 결의안을 채택하면서 세상에 널리 알려졌다.
파이데이는 원래 수학자, 수학 전공학생들의 자축 기념일이며 해마다 축하할 주제(Theme)을 바꿔가며 각종 수학 문제 풀기 등 이벤트를 연다.
또 UNESCO는 2019년 11월 26일 제40차 정기총회에서 3월 14일을 ‘International Day of Mathematics’, 즉 국제 수학의 날로 선언하면서 파이데이는 더욱 세계화를 이뤘다.
결론
빼빼로데이 영어로의 답은 최소한 동양권에서는 Singles’ Day이다. 화이트데이 영어로의 답은 없다. 대신 우리는 3월 14일 그날이 미국 등지에서는 청혼의 날로 쓰이고 있고, 수학 관련 사람들에게는 파이데이 또는 세계 수학의 날이란 사실을 알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