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대 관련주 8종목이 상승하다가 10일 큰 조정을 줬다. 비위생적 환경에서 창궐한다는 빈대가 서구권으로부터 한국에 상륙하면서 주의보가 내려졌다. 기존 피레스로이드계 성분 살충제에 내성이 있다는 이유로 네오니코티노이드 등 다른 성분 살충제 주식들이 빈대 대장주로 새롭게 나서고 있다.
빈대 관련주 관련 시장 상황
국내에 빈대 관련주라는 테마가 생긴 것은 지난 10월 31일이었다. 빈대가 대구, 서울 등에서 신고된다는 뉴스가 지속되면서 증시에도 반영됐다.
10월 31일 초강세를 띤 종목은 2종목이었다. 경남제약과 동성제약이었다. 경남제약은 상한가(1179원 →1519원)까지 갔고 종가까지 상한가를 유지했다. 동성제약은 +15.65%(6800원)까지 올라 갔다가 6300원(+7.14%)에 장을 마감했다.
경남제약은 빈대, 진드기 등 해충퇴치제인 ‘모스펜스’를 판매하는데, 이 약은 독일 바이엘이 개발한 ‘이카리딘(Icaridin)’ 성분이다.
동성제약의 경우 빈대 등 해충퇴치제인 ‘비오킬’을 판매하는데, 이 약은 빈대 퇴치제로 정부에서 권고하는 피레스로이드(Pyrethroid)계 성분이었다.
이미 지난 봄에 빈대(베드 버그)가 이미 피레스로이드에 내성을 갖고 있고, 원액에 담궈도 생존한다는 논문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피레스로이드계 해충제를 권고하다가 지난 7일 대체 살충제를 검토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7일 증권시장에서는 경농이 미친듯 랠리를 시작하게 됐다. 경농, 인바이오, 동구바이오제약 등 네오니코티노이드계 또는 베포타스틴 등 피레스로이드계가 아닌 해충퇴치제가 각광을 받고 있다.
결국 빈대 관련주는 종전 피레스로이드계에서 지난 7일을 분기점으로 비(Non)-피레스로이드계로 이동했고 빈대 대장주 타이틀도 점차 경남제약과 경농이 나눠 가지고 있다.
빈대 관련주 8개 종목
■경남제약(빈대 대장주)
경남제약은 처음 테마가 형성된 10월 31일에도 상한가, 피레스로이드를 대체하는 성분을 찾겠다는 정부 방침이 시장에 알려진 11월 7일에도 상한가를 기록하며, 가장 강한 종목으로 두각을 나타냈다. 테마 생성후 74% 상승했다. 2515원(11월 8일)까지 상승해 최고 등락률은 +115.1%에 달했다.
경남제약이 파는 해충퇴치제 ‘모스펜스’가 이카리딘 성분이기 때문이다. 레모나로 유명한 회사이다. 지난해 매출액은 590억원, 영업이익 -33.9억원, 순이익 -67.8억원이다. 2분기에도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각각 -24.2억원, -36.5억원으로 적자가 났다. 시가총액은 721억원이다.
■경농(빈대 대장주 후보)
경농은 농약과 비료 회사이다. 작물 보호제인 살균제, 살충제, 제초제 등을 생산하고 있는데 이번에 대체재로 생각하고 있는 네오니코티노이드 계열의 살충제인 ‘모스피란’ 등을 판매해서 이 테마에 합류했다.
지난달 31일에는 1.4% 상승에 그쳤다. 그러나 7일 갑자기 상한가를 치면서 전면에 등장했다. 그날은 기존의 경남제약외에 경농, 인바이오까지 상한가에 가담하면서 지난달 31일 테마 시작일보다 테마의 힘이 더 강해졌다.
10일 16150(21.06%)원까지 올라갔지만 결국 종가는 +0.07%에 그쳐 이번 테마 상승률은 43.7%로 2위를 기록 중이다. 그러나 장중 최고가까지의 상승률은 73.8%를 기록하는 저력을 발휘했다.
지난해 매출은 3616억원, 영업이익 409.8억원, 순이익 268.4억원이고 올해도 2분기까지 흑자이다. 시가총액은 2606억원이다. 다른 주식에 비해 무거울 수 있지만 대주주 비율이 66.8%나 돼 유통물량은 적다.
■인바이오
살균, 살충, 제초제 등을 판매하는 회사이다. 네오니코티노이드계의 살충제 ‘번아웃 액제’를 판매한다.
인바이오 역시 빈대 관련주 후발주이다. 7일 상한가로 출발했으나 10일 너무 긴 음봉을 만드는 바람에 5일선도 깨져버렸다. 테마 시작후 19.45% 상승률이다.
지난해 매출은 342.4억원, 영업이익 -47.8억원, 순이익 -34.4억원이다. 올해 1분기에 매출 202.2억원으로 매우 선전하고 흑자로 돌아섰다. 그러나 2분기에 매출 절벽이 일어나면서 47.5억원의 매출에 그쳐 -38.7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결국 지난해의 실적으로 돌아가는 분위기이다.
시가총액은 497억원이다.
■우진비앤지
주로 동물에 사용되는 항생제, 영양제, 소독제, 미생물제, 보조사료, 백신 등을 파는 회사이다. 수해때 방역을 지원하는 선행을 했다. 구체적인 빈대 퇴치제 보유 유무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주가가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7일 20% 가까운 상승률을 보여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번 테마 상승률은 11.72%이다.
그러나 우진비앤지의 경우 이미 소 럼피스킨병 테마에도 함께 끼어 있어 주가가 다소 갈팡질팡하다.
지난해 매출액 437억원, 영업이익 11.6억원, 순이익 8.5억원이다. 올해 1분기 -4.2억원 적자, 2분기 6.2억원 흑자이다. 시가총액은 380억원이다.
■동구바이오제약
벌레 물린데 바르는 항히스타민 베포타스틴 성분 서방정을 판매하는 회사이다.
테마 시작일은 오히려 하락한 뒤 점차 상승하다가 7일 7.9% 오르며 본색을 드러냈다. 이번 테마의 상승률은 10.44%이다.
지난해 매출은 1950억원, 영업이익 170.4억원, 순이익 66.1억원이다. 시가총액은 1551억원이다.
■동성제약
이 회사 제품 비오킬은 피레스로이드계 빈대퇴치제로 사람들로부터 덜 사용될 듯하다. 이런 것들이 반영된 듯 주가는 힘차게 오르지 못하고 계속 음봉을 만들어내다가 7일 반짝 상승후 하락하고 있다. 그러나 사람들이 성분까지 따져가며 동성제약 제품을 멀리하지 않을 것 같다. 사람들은 관행대로 약을 사기 때문이다.
이번 테마 상승률은 8.5%이다. 시가총액은 1665억원이다.
지난해 매출은 933.3억원, 영업이익 -31억원, 순이익 -21.2억원이다. 올해도 2분기 -8.1억원 적자이다.
■성보화학
종자, 비료, 농약 회사인데 작물 보호제가 매출의 97%이다. 구체적인 보호제의 성분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번 테마주에 편입되어 있다.
특히 7일 20% 상승하면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번 테마 상승률은 4.98%이다.
■누보 1.12
비료 등을 만드는 화학 회사이다. 네오니코티노이드가 함유된 어드마이어 분산성 액제를 유통하고 있어 이 테마에 편입됐다.
지난 7일 네오니코티노이드가 부각되면서 12.07% 상승했으나 이후 뒷심이 부족하다. 이번 테마 상승률은 1.12%에 그친다.
지난해 매출액 730억, 영업이익 -33.1억원, 순이익 -43.6억원이다. 올해도 2분기 -6.5억원 적자이다. 2022년 3월 스팩 합병으로 코스닥에 상장되어 있다. 별로 권하고 싶지 않은 주식이다.
마무리
이들 종목외에 파스와 벌레 물려 가려운데 쓰는 약(약품명 버래물)을 만드는 신신제약도 있으나 이번 테마와 무관하게 미리 움직이면서 이번 테마 기간의 수익률은 오히려 마이너스로 내려앉아 있다. 그러나 빈대에 물리면, 매우 가렵게 되고 그 경우 내성이 생긴 약이든 아니든 찾게 마련인 게 사람들의 속성이다.
10일 크게 상승하다 장마감에 가까울 수록 상승폭을 반납한 것은 폭등주들이 금요일에 겪는 숙명같은 조정이다. 빈대는 쉽게 멸절시키기 힘든 만큼 계속 관심권에 두면서 수익을 극대화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