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업 프로그램이란 무엇일까? 지난 3개월(60연속 거래일) 이상 밸류업 프로그램 관련주가 강세를 띠고 있다. 이게 얼마나 가겠나, 또는 진짜 실효성이 있을까 하는 의문은 들지만 일단 시장 수익률보다는 나은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 개미에게 고점에서 떠넘길 수도 있겠지만 파악은 해보자.
밸류업 프로그램이란?
일본 정부가 일본 증시 부양 정책을 성공하자, 한국 정부도 한국거래소에게 주문해 지난 2월 발표하게 만든 정책이다. 관치금융을 하는 군국주의 일본을 답습하는 게 꼭 70년대 유신 독재정권이나, 80년대 신군부 독재정권을 보는 듯하다.
밸류업 프로그램이란 국내 상장사들이 자신들의 기업 가치를 부양하는 방안을 마련해 최소 연 1회 공시하도록 가이드 라인을 제시하는 등의 한국 증시 부양책이다. 또한 기업은 자본비용, 자본수익성, 지배구조 등을 파악해 기업가치가 적정한지 여부를 평가하고, 3년 이상의 중기 목표와 도달 방법 등을 설정하도록 되어 있다.
정부는 참여 기업에 대해서는 세금 혜택, 표창, IR 등의 인센티브를 제공할 계획이다.
또한 저평가된 기업을 모아 ‘코리아 밸류업 지수’를 만들어 2024년 안에 이를 추종하는 ETF도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저평가 기업이 9월 내에 윤곽을 드러낼 예정이다.
사실 이런 것보다는 장기투자를 할 수 있도록 기업 편법 쪼개기, 편법 우회상장 등만 막아줘도 주주들은 뒷통수를 맞지 않을 것이다.
밸류업 프로그램 관련주 타임테이블
밸류업 프로그램이란 게 생기자 공식적으로 발표한 기업은 현재까지 총 11개이다. 코스닥 기업은 3개사로 에프앤가이드, 디케이앤디, 에스트래픽이다. 다음은 주요 기업들의 계획 발표의 일부이다.
다음 링크는 기업공시채널 KIND안에 있는 밸류업 프로그램 관련 링크이다. 밑에 나오는 기업들의 세부 공시 정보들을 파악할 수 있다.
https://kind.krx.co.kr/valueup/disclsstat.do?method=valueupDisclsStatMain#viewer
- 2024년 5월 27일 KB금융 : 올해 4분기에 계획을 발표하겠다고 공시. 밸류 프로그램 관련 최초 공시.
- 5월 28일 키움증권 : 모든 상장사 가운데 1호 밸류업 프로그램 세부 내용 공시. 3개월 중기 목표로 ROE 15%, 주주환원률 30%, PBR 1배 이상 달성 계획을 공시.
- 5월 31일 에프앤가이드 : 모든 코스닥 업체 가운데 1호로 프로그램 공시. 공시 내용은 밑의 글 참조.
- 6월 26일 콜마홀딩스 : 자사주 6.73%(약 247만주) 소각, 당기순이익의 50% 이상 환원, 기업지배구조 핵심지표 준수율 86.7%까지 상향.
밸류업 프로그램 관련주 상승률 Top10
종목은 3개월(60거래일) 주가상승률 높은 순서부터 소개한다. 종목 옆의 괄호 안의 수치는 3개월 등락률이다.
참고할 것이 콜마홀딩스와 같은 밸류업 프로그램은 거의 미국 증시 수준인데도 3개월 등락률은 -8.29%이다. 물론 콜마홀딩스는 화장품 테마로 인해 가격 상승이 있었기 때문에 밸류업 프로그램 참여와 무관하게 빠질 즈음해서 빠진 것일 수 있다.
따라서 이번 밸류업 프로그램 관련주 공부는 어떤 기업이 어떤 발표를 했고, 현재 주가는 어떤 위치에 있는가를 보는 게 나무를 보지 않고 숲을 보는 법이다.
에프앤가이드(86.98%)
지난 5월 31일 상장사 가운데 1호로 밸류업 프로그램에 화답하는 내용을 공시했다. 향후 5년간 자기자본이익률(ROE) 18%, 연 평균 매출액 성장률 15%, 최소 배당성향 26%를 유지하겠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에프앤가이드는 금융정보 제공업체이다. 주식 투자 등에 필요한 기업, 산업 분석 보고서 등을 서비스한다.
DB금융투자(41.86%)
DB금융투자는 지난 9월 5일 증권사로는 3번째, 중소형 증권사로는 처음으로 밸류업 프로그램 관련주가 됐다. 5일 공시를 통해 ROE 10% 이상 달성, 주주환원율 40% 이상, 업종 평균 주가순자산비율(PBR) 초과 등의 계획을 발표했다.
HK이노엔(35.07%)
HK이노엔은 지난 6월 26일 공시에서 “이사회와 함께 기업 가치 제고 계획을 수립해 오는 4분기 중 공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제약 바이오업체로는 가장 먼저 프로그램 참여 의사를 밝혔다.
실제 계획을 수립하지도 않고 제일 빨리 바이오 업계에서 반응하며 생색을 내는 게, 보통 수완이 아니다. 대개의 기업들은 9월 초가 되어서야 ‘계획이 마련되는 대로 발표할게요’라는 공시를 내기에 급급한데, 판단이 남들에 비해 두달 이상 기민하다.
에스트래픽(34.46%)
에스트래픽은 교통 철도 관련 시스템 통합회사이다. 서울 도시 철도 1~8호선 교통카드시스템 구축을 통해 수집수수료 징수사업도 영위한다.
9월 4일 공시에서 2023년말 1.1인 PBR을 2026년 말 2.0 수준으로 주가를 끌어올릴 계획이며, 향후 3년간 150억원의 자사주를 매입해 이 가운데 50억원을 소각하겠다고 했다. 결산 배당도 매년 20% 이상 늘이고, 24년 결산 배당을 주당 최소 100원 이상 실시한다고 밝혔다.
KT&G(28.60%)
24년 하반기 중에 기업 가치 제고계획을 밝히겠다고 공시했다.
미래에셋증권(20.50%)
26년까지 ROE 10% 이상, 주주환원 성향 35% 이상을 목표로 발표했다. 2030년까지 발행주식 1억주 이상 소각을 목표로 했다.
메리츠금융지주(19.36%)
향후 3년간 주주환원율을 순이익의 50%로 하겠다고 발표.
BNK금융지주(19.34%)
10월 중에 계획을 공시한다고 발표했다.
신한지주(17.31%)
중기 목표로 ROE 10.5%, ROTCE(유형자기자본이익률) 12%, 보통주 자본비율(CET1) 13%, 주주환원율 50% 이상으로 확대하는 한편 2024년 발행주식을 5억주 미만으로, 2027년말 4.5억주 미만으로 감축하여 주당가치를 제고하겠다고 했다.
현재 신한지주의 상장된 주식수는 5억 939만3214주로 알려지고 있다.
디케이앤디(16.89%)
합성피역 제품 메이커이다. 모자, 신발, 합성피혁, 부직포가 사업 포트폴리오이다. 27년까지 최소 80억원의 자사주를 추가매입해 소각할 계획이다. 25년까지 PBR 1.05배, 주주환원률 34.09%를 제시했다.
밸류업 프로그램 관련주 수익률 Top 11~28.
종목(3개월 상승률) | 밸류업 프로그램 내용 |
NH투자증권(12.63%) | TBA(To Be Announced/추후 발표) |
JB금융지주(8.50%) | TBA |
우리금융지주(7.38%) | 26년까지 보통주 자본비율 12.5% 조기 달성, 13.0% 초과시 총주주환원률 50%까지 목표를 확대한다. |
컴투스(4.48%) | TBA |
DGB금융지주(3.37%) | TBA |
LG(2.69%) | TBA |
카카오뱅크(1.18%) | TBA |
POSCO홀딩스(-0.27%) | TBA |
지역난방공사(-2.73%) | TBA |
LG전자(-3.69%) | TBA |
콜마비앤에이치(-4.35%) | TBA |
현대모비스(-6.29%) | TBA |
콜마홀딩스(-8.29%) | 자사주 6.73%(약 247만주) 소각. 당기순이익의 50% 주주환원. 지배구조 핵심지표 준수율 86.7% 상향. |
포스코퓨처엠(-10.94%) | TBA |
포스코인터내셔널(-13.64%) | TBA |
현대차(-16.99%) | 향후 3년간 4조원 규모 자사주 매입, 연간 주당배당금 최소 1만원, 3년 평규 ROE 11~12% 목표. 중장기 영업이익률 10% 이상 달성. |
기아(-23.05%) | TBA |
DB하이텍(-34.15%) | 향후 5년간 주주환원률 30% 유지 목표 |
밸류업 프로그램 대장주
미국 주식에 2022년부터 투자하고 있다. 산 가격보다 몇달러 떨어진 종목을 어쩔 수 없이 장기 투자하는데 2023년에 0.40달러, 2024년에 0.60달러의 배당금을 받았다. 약 10% 포인트 정도 손실이 만회되는 효과가 있었다.
최근에는 은광 관련주를 샀다. 5.63달러인가에 샀는데, 하필이면 산 지 2~3일 후에 합병발표가 있었다. 내가 보유한 회사가 피인수 회사에 30% 이상의 프리미엄 주고 지분 전량을 인수한다고 했다. 이로 인해 주식이 38%인가 발행돼 교환된다고 했다. 이 악재로 인해 이틀에 걸쳐 13% 하락했다. 이후 회사는 1년간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발표했다. 피인수 회사가 현금이 많은 덕분이었다. 아마 또 배당도 줄 것 같다. 아무튼 이 회사의 주가는 은 현물, 은 선물 가격의 상승에 힘입어 다시 폭등했다. 현재는 7~8% 평가이익이 생겼다.
미국 주식은 1년에 걸핏하면 두번 배당하고, 자사주 소각하고, 주주들을 위한 정책을 펼친다. 증시에서 돈을 조달하는 직접금융을 우리나라에서는 ‘공짜로 쓰는 눈 먼 돈’처럼 취급한다. 은행이란 간접금융을 이용할 때처럼 돈이 들지 않으니 무척 편하다고 만 생각해온 듯 하다. 그러나 미국은 다르다. 주주들에게는 도덕적인 부채를 지고 있다는 부책의식이 있다. 주가를 부양해서 capital gain을 주던지, 배당금이라는 형식을 통해 실질적으로 이자(interest)를 돌려주던지 해야 한다.
밸류업 프로그램을 보니, 범죄자의 논문 하나 수년간 진위 조차 가리지 못할 정도로 썩어 있는 대한민국의 도덕성으로 과연 얼마나 잘할지 모르겠다. 그러나 공부는 해두자. 왜냐면 우리나라는 ‘우~’하고 몰려가는 군중 심리가 강하기 때문에 테마주는 확실히 돈을 버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 주식 소각 쇼가 펼쳐지면 몰려들 것이다. 그 때 외국인 투자자들은 신나게 팔아 제끼겠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