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헬프국제학교 장점 4가지-단점 4가지

2024년 8월 23일 금요일에는 말레이시아 국제학교 2개교에 의미 있는 날이었다. 한국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학교들이라 할 수 있는 곳인데, 이날 헬프국제학교는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데이, 넥서스국제학교는 오픈 데이였다. 두 행사의 이모저모를 모아봤다. 먼저 헬프국제학교 편이다.

헬프국제학교 장점 가운데 하나인 우수한 성적. 사진은 2024년 A레벨 성적.
헬프국제학교 장점 가운데 하나인 우수한 성적. 사진은 2024년 A레벨 성적.

헬프국제학교 장점 4가지

8월 26일 개학하는 헬프국제학교는 이날 오리엔테이션 데이에 무려 212명이 참여했다. 이로써 학교는 13학년까지 모두 1440명이 됐다고 했다.

이 학교는 한국인이 매우 선호한다. 몽키아라처럼 먼 곳에서도 새벽 6시 30분에 스쿨 버스를 태워 보낼 정도로 인기가 높다.

높은 인기에서 나타나는 장점 4가지를 살펴보자.

헬프국제학교 장점 1 – 우수한 성적과 의욕있고 잘하는 학생에 대한 뒷바라지

첫째, 성적이 우수하다.

영국계 톱 티어급 3개 학교인 앨리스스미스국제학교, 가든국제학교, BSKL에는 살짝 미치지 못하지만 IGCSE와 A레벨 성적이 정상급이다.

그리고 그 다음은 의욕있고 잘하는 학생에 대한 뒷바라지이다. 헬프의 최대 장점이다.

좋은 영국계 학교에서는 교내 대회, 교외 대회 등에 참가를 장려한다. 헬프도 이런 면에서 매우 열성적이다.

가령 Y7, Y8에 교내 스펠링 대회(Spelling Bee), 스피치 대회, FOBISIA 작문대회 등에 참가한다. 하지만 이런 것들은 다른 학교들도 정도의 차이가 있지만 모두들 하는 것이고, 헬프의 가장 큰 매력은 IGCSE 패스트 트랙이다.

공부 잘하는 학생만 초청해 Y9에 GCSE 통계학을 마친다. 같은 방식으로 IGCSE 만다린도 마친다. 이렇게 2과목을 먼저 끝낸 학생들은 Y10, Y11에 다른 과목에 더 시간을 할애할 수 있다.

또 중국어 검정시험 HSK를 학교에서 주말에 시험칠 수 있다. 주중에 CCA에서는 수학 경시대회 반이 운영된다. 수학을 잘하는 학생들에게는 학교에서 이메일이 올 것이다. 캥거루 매스, 싱가포르 매스 등에 참가를 권유한다. 이런 적극성은 BSKL 등 다른 학교에서는 찾아보기 힘들다.

그리고 여기서 성적을 내면 자연스럽게 학교 대표가 된다. 현재 Y9 대표팀은 Y6 때 FOBISIA 우승, Y7 과 Y8 때는 KLJMC(KL 상위권 학교간 수학 학교대항전) 연속 우승에 빛난다.

헬프국제학교 장점 2 – 학비 경쟁력

둘째, 학비 경쟁력이 있다.

학비는 중에서 중고가 수준을 넘나든다. 영국계 톱 티어 급에 비해 학년 별로 최소 1000만원 이상 저렴하다. 그런데도 성적이 받춰 주니 한국 학부모들이 선호한다. 솔직히 영국계 톱 티어 급 학교 말고는 갈만한 학교가 없는 것도 사실이다.

헬프국제학교 장점 3 – 우수한 진학실적

셋째, 서울대도 잘 보내고, A레벨 학비가 특히 저렴하다.

헬프국제학교는 수년간 서울대를 진학시켰다. 이 때문에 한국 학부모들에게 노골적으로 서울대 마케팅을 한다. 하지만 서울대를 간 경우는 모두 12년 특례이다. 12년 특례가 아닌 학생은 언감생심 갈 수 없는 곳이다.

하지만 헬프는 영국대학에서도 캠브리지 기계공학과 한번 뚫었을 뿐, 영국 최고 대학들인 옥스브리지 입학생 배출 실적이 형편없다. 이곳을 보내려면 헬프는 맞지 않다. 영국계 3대장 학교 또는 이들보다 학비가 싸면서도 기숙학교인 왕립 KTJ가 아주 훌륭한 선택이다. 그들은 옥스브리지 진학 실적이 영국계 3개 학교 보다 많다.

또한 헬프는 A레벨 학생들을 받아들이는 규모를 늘리면서 여전히 학비 정책을 저렴하게 설정했다. 50% 장학생으로 갈 경우 학비로 1년에 1000만원도 내지 않는다.

헬프국제학교 장점 4 – 매력적인 초등 과정

넷째, 초등학교 과정이 특히 좋다.

저학년에 매일 중국어 수업을 넣어 2개 국어 특화 교육을 실시하고 있고, 올해부터 6학년까지 금융 교육을 실시한다. 세상에서 가장 쓸모 있는 수업을 하겠다는 의미이다. 살아 있는 교육이라 학부모들의 기대가 크다.

헬프국제학교 단점 4가지

그러나 이 학교도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헬프국제학교 단점 1- 여느 국제학교와 같은 무신경

첫째, 공부는 학생이 학원에서 해오는 것이다. 학교가 공부를 열심히 시킨다고 지레짐작하지 말자.

좋은 선생님들도 있지만 형편없는 인간성의 선생님도 많다. 인종차별도 있고, 사건이 일어날 경우 선생들은 자신의 잘못을 절대 인정하지 않고 떠넘기도 변명하고 무마하는데 열심이다.

그렇다고 이 학교가 특별히 문제가 될 만큼 심한 것은 아니다. 보통의 국제학교에서 발견되는 무신경 정도이다.

헬프국제학교 단점 2 – 말이 달라지는 베이스먼트 테스트

둘째, 베이스먼트 테스트를 놓치면 큰 일 난다.

Basement test는 이 학교의 입학 테스트와는 무관한 우열반 배치 시험이다. 영어, 수학, 과학, 바하사, 중국어, 체육 등 6과목에 대한 수준 평가이다. 입학시험 합격자들을 대상으로 실시되는데, 한국 사람들은 이 시험을 입국 일정 때문에 놓치기 쉽다.

대수롭지 않게 보다가 낭패를 본 2사람의 케이스를 안다.

공부를 아주 잘하는 학생인데, 학교는 그를 영어 최하위반에 편성했다. IGCSE 첫해이기 때문에 매우 중요한 반편성이었다.

항의를 해도 학교는 한 학기 뒤에 그가 시험을 잘보면 옮겨주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그 사이 학생과 영어 담당 교사는 감정의 골이 깊어졌고, 그 교사가 소위 ‘갑질’을 하고 폭언을 해도, 교장, 교감, 학년 주임, 영어 주임 등 모두가 선생 편을 들었다.

또 다른 학생은 수학 베이스먼트 테스트를 보지 않았는데, 개학 첫날 최하반에 자동 편성되어 있었다. 그 반은 스페셜 에듀케이션(Special Education)을 받는 학생들로 채워진 곳이다. 학습부진아, 자폐아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교사에게 5번이나 평가를 제대로 받고 싶다고 말해도 돌아오는 대답은 한 학기 후 시험을 잘 치면 된다는 식이었다.

이 학생은 한국에 있는 동안 학교가 지정한 베이스먼트 테스트 날을 맞출 수 없다고 했다. 이에 학교는 나중에 칠 수 있도록 날을 잡겠다고 했다. 하지만 그것은 지켜지지 않았고, 그냥 최하반에 배정이 됐다. 현재 진행형 상황이다. (업데이트 : 베이스먼트 테스트 기회를 부여받은 학생은 좋은 성적을 거뒀고, 수학 헤드로부터 “그런 반에 애초에 편성돼 반발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미안하다”라는 메일을 받는 헤딩 엔딩이었다.)

헬프국제학교 단점 3 – 몰려다니는 한국 학생들

셋째, 한국 학생들이 늘면서 크고 작은 문제가 발생한다.

말레이시아는 한국 조기 유학생들에게는 독특한 곳이다. 대개의 부모들이 쉬면서 자기 개발하고, 즐겁게 공부하라고 택하는 곳이다. 영어도 배우면서, 그리고 중국어도 배울 수 있다고 하는 곳이니까.

그래서 아이들이 전반적으로 공부 근육이 풀린 상태로 와서 그 상태를 유지하는 경향이 높은 곳이다. 뒤늦게 아이가 공부가 너무 처졌다는 것을 발견하지만 이미 시기적으로 늦은 경우가 대다수이다.

이러다 보니 중학생들이 되면 수업이 뒷전인 한국 학생들이 몰려 다니면서 왕따를 놓고 폭력을 휘두른다. 하지만 꼭 한국 학생한테 말이다. 현지 학생들에게는 정작 그렇게 하지도 못하면서…

헬프국제학교의 9학년 바하사 말레이어 초급반에는 25명 가운데 20명이 한국 학생이다. 5명은 다른 나라 학생들일게다. 선생님은 학기 초 첫날 이렇게 말한다. “너희들은 IGCSE(중학 졸업 시험)로 바하사를 치지 않을 거니까 그냥 알아서 해라”라며 수업을 방기하는 모습이다.

한국 학생을 비롯해 이 반의 학생들은 지난 학기에도 그냥 수업 시간에 공부하지 않고 컴퓨터 게임 같은 것을 했었다. 일상에는 변함이 없다. 평온하게 게임과 유튜브를 즐길 시간인 것이다.

7학년부터 바하사를 공부했다면 2년을 배운 것인데, 전혀 말레이어에 대한 존경심이 없다.

헬프국제학교 단점 4 – 책이 없는 도서관, 맛이 없는 식당

넷째, 최악의 도서관 장서, 맛없는 식사이다.

필자는 어떻게 하다 보니 국제학교를 제법 많이 옮겨 다녔다. 필자가 보건대 헬프국제학교의 도서관이 최악 중의 하나이다.

명색이 대학교도 있는 교육재단인데, 이렇게 장서가 없다니 믿기 힘들다. 페낭의 달랏국제학교의 경우 장서가 많고, 그 책들을 부모에게도 대여해줬다. 그러니 그 혜택을 본 부모들이 다시 책을 기증하고 돈을 기부하는 선순환을 이끈다.

헬프 도서관에는 읽을만한 책들이 없다. 이것은 10년 이상 오래 재임한 교장선생님의 명과 암 중의 암인데, 그는 2025년 여름 은퇴하기 때문에 후임자는 이것에 신경쓰는 분이 왔으면 헬프에 발전이 있을 것이다. 초등학교의 경우 도서관이 매우 중요하다. 아이들의 독서 습관을 키우는 중요한 시기이다. 이것의 중요성에 대해 간과하면 안된다.

식당은 말 그대로 맛이 없는 편이다. 아주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악명높은 맛이다. 구글에서 학교 코멘트를 보면 참고할 수 있을 것이다. 식당이 맛이 없으면 아이들에게 도시락을 준비해야 하는 부모의 부담이 커진다. 그것은 상당한 단점이다.

결론

헬프국제학교는 지난 4월부터 대기학생이 많다고 들었다. 일부 초등학교 저학년을 제외하면 이제는 들어가기 힘든 학교가 됐다. 학교도 그렇게 말하고, 말레이시아 현지 유학원도 그렇게 말한다.

학교에서도 이를 의식해 공공연하게 “너희 문제 행동을 하면 자른다”고 경고한다. 이제 배가 부른 것이다.

별 해괴한 일이 지난 학년에 일어났지만 차마 여기에는 옮기지 못하겠다. 최소한 중학 이상의 교실은 ‘정글’이라는 사실을 일깨워주고 싶다. 현지 아이들 역시 절대로 순한 편이 아니며 욕설이 심하고, 심지어 폭력적이다. 지난 학년에 두차례 이상의 정학 케이스가 나온 게 대표적인 사례이다.

그동안의 통계상 이 아이들 150명(한 학년 숫자) 중에서 50명 가까이 11학년 때 9A* 이상을 받는 우수학생으로 탈바꿈하게 되는데, 진짜 그런 날이 올 것인지, 아니면 평균 이하의 학번 학생들이 될 것인지 궁금하다.

마치 헬프국제학교가 형편없는 학교인 것처럼 읽혀진다면 그것은 온전히 필자의 못난 글솜씨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많은 한국 학부모들이 이 학교를 선택했을 때는 단점을 상쇄하고도 남을 장점이 있어서일 경우가 많다. 우리는 그것을 집단지성이라고 부르지 않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