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학교 수학 난이도 비교 IB>A레벨>AP 순서

국제학교 수학 난이도 비교를 하면 모두 자기네 수학이 어렵다고 엄살을 떤다. 원래 남의 일은 쉬워 보이고 자기가 겪는 일은 어렵게 느껴지는 법이다. 필자는 각 커리큘럼에서 수학 최고점을 받은 비율로 IB수학, A레벨 수학이 어렵고 AP수학이 상대적으로 제일 쉽다는 결론을 도출했다.

커리큘럼 자체 난이도

영국 A레벨 수학

A레벨(Advanced Level)은 영국대학 입학 시험 제도이다. 영국대학에 진학하는 방법 중 가장 어렵게 가면서도 가장 정통적인 방법이다. 2년 간 최소 3개에서 최대 5개 과목을 심도 깊게 공부한다.

비 영연방 출신 극동 아시아 학생들은 영국대학외에도 싱가포르대, 홍콩대에도 지원해야 되기 때문에 4~5개 과목을 하는 경향이 매우 강하다.

영국대학은 미국대학이나 한국대학과 달리 1학년 교양 과정이 없다. 1학년부터 바로 전공을 공부해 3년 만에 졸업한다. 따라서 A레벨의 모든 시험 난이도는 대학교 1학년 졸업 수준이라고 보면 된다.

국제학교에서는 2년 과정으로 공부하며, 대학교에서 개설된 A레벨 강좌는 1년 반만에 완료한다. 한국의 학원 시스템에서는 1년에 완성한다.

미국 AP수학

AP는 Advanced Placement의 줄임 말이다. 대학 교양과목 수준의 과목을 고교에서 먼저 이수하는 제도이다. 고교 졸업 2~3년전부터 매 학기 1~3개의 AP 과목을 수강한다.

5점 만점에 3점 이상을 맞으면 대학에서 선이수 과목으로 학점을 인정해준다. 학비에서 유리하고, 대학 입학사정에서 자신의 우수성을 돋보일 수 있어 우수 학생이라면 누구나 선택한다.

동양인끼리는 동양인 쿼터(Quota)에서 경쟁하게 돼 10과목 이상의 AP를 듣는다. 특히 상위권 한국 학생들은 미국대학뿐만 아니라 한국 대학에도 지원해야 하기 때문에 두자릿 수 과목 신청을 흔히 볼 수 있다.

국제 통용 IB수학

IB는 International Baccalaureate(국제학위)의 줄임 말이다. 세계 각국의 학생이 다른 나라 대학에 지원할 때 이 IB 과정의 학위를 따면 해당 국가의 대학 입학시험 대신 IB로 갈음하자는 제도이다.

고2, 고3 등 2년 간 6개 과목을 최소 3개 이상 높은 수준(Higher Level/HL)으로 공부하고, 나머지 3개는 스탠더드 수준(Standard Level/SL)으로 공부해야 한다. 여기에 CAS 관련 3과목에 대해서도 공부해야 한다. 9개 과목을 공부하는 것과 같은 부담을 갖는다.

커리큘럼 전체 난이도

흔히 IB가 가장 어렵다고 평가된다. 영어를 원어민 수준으로 구사해야 리포트, 프로젝트 등에서 기량을 발휘할 수 있고, 공부해야 할 양도 방대하다.

그 다음은 서로 엇비슷하다고 봐야 하지만 AP가 더 바쁘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이다. 미국 대학의 경우 과외활동도 중요시되어 시간을 쪼개서 과외 활동 실적도 쌓아야 한다. 그 와중에 AP 과목을 전공에 유사하게 최대한 많이 듣고 학점도 높여야 하는 이중, 삼중의 부담에 시달린다.

A레벨은 배우는 깊이는 깊지만, 공부하는 과목 수가 적고, 문과 지망생이면 이과 과목을 배제할 수 있고, 이과의 경우 반대도 가능하다. 여기에 이공계 학생은 부담되는 영어와 제2외국어를 선택 하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IB의 경우 이과생이어도 사회과학에서 무조건 한 과목을 선택해야 하고, 제2 외국어도 선택해 시험을 봐야 한다. 반면 A레벨의 경우 공대 지망학생이면, 수학 1개, 심화 수학 1개, 화학 1개, 물리 1개 등 4개로 선택해도 된다.

AP의 경우 공대 지망학생이라고 해도, 암기가 많은 미국역사라던지, 문과 과목을 건너 뛸 수 없다. 그런 점에서 A레벨은 진짜 이미 대학생처럼 전공을 향해서만 가는 깔끔함과 효율성이 있다. 단점은 한국 상위권 대학에서 너무 안쳐준다는 점이다.

게다가 A레벨은 강남 학원에서 1년에 마무리하는 데, 어쩌면 그일이 가능하기 때문에 그런 시간표가 제시되었을 것이다. IB와 AP는 물리적인 시간의 제약으로 1년에 끝낸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에 따라 커리큘럼 난이도는 IB>AP>>A레벨 정도 된다. IB가 제일 힘들다는 게 정설이다.

국제학교 수학 난이도

국제학교에서 접하게 되는 3가지 종류의 수학에 대해서는 얘기가 많다.

학생들은 모두 자기네 수학이 어렵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영국 학교 선생님들은 전반적으로 A레벨 수학 가운데 심화 수학(Further math) 보다 IB수학 HL A/A(IB 하이어 레벨 Analysis & Approach)가 더 어렵다고 말한다. 영국대학은 A레벨 말고도 IB로도 잘 입학시켜준다. 영국 내 사립학교에서는 IB를 하는 경우가 드물지 않다. 선생님들도 IB에 대해 잘 안다.

미국학생들은 IB수학도 경험해보지 않은 학생들이 많은데, 대부분 미국 제일주의에 빠져 그냥 AP수학이 제일 어렵다고 주장하는 경우를 많이 본다.

이에 필자는 이제부터 근거를 갖고 주장해보겠다.

국제학교 수학 난이도 비교는 각 커리큘럼에서 가장 어려운 수학으로 하겠다. 미국수학은 AP Calculus BC, 영국수학은 A레벨 Further math, IB수학은 Math HL A/A로 한다.

미국수학 AP Calculus BC

이 미적분학은 45개의 객관식 문제와 6개의 주관식 문제로 이뤄졌다. 객관식으로만 대학을 가는 한국보다 낫지만 주관식 문제가 확실히 영국수학과 IB수학에 비해 적은 편이다. 그러니 쉬울 수 밖에 없다.

국제학교 수학 난이도를 비교하기 위해 미국 AP 수학의 최근 4년간 성적 분포도를 참조하자.
국제학교 수학 난이도를 비교하기 위해 미국 AP 수학의 최근 4년간 성적 분포도를 참조하자.

가장 최근 자료인 2022년에 5점 만점을 맞은 학생은 120,238명 가운데 41.2%나 됐다. 5점은 A+, A에 해당하는 점수로 통상 90점 이상을 의미한다. 4년 평균 성적을 보면 5점 만점은 전체 응시자의 43.4%나 된다.

국제학교 수학 난이도 비교를 위해서 미국수학 AP CALCULUS BC의 만점 비율을 알아본다. 43.5%나 나왔다.
국제학교 수학 난이도 비교를 위해서 미국수학 AP CALCULUS BC의 만점 비율을 알아본다. 43.5%나 나왔다.



영국수학 A레벨 퍼더 매스

2022년 퍼더 매스에서 A*(90점 이상)을 받은 학생은 수험생의 39.7%였다. A는 27.5%가 받았다. 이렇게 보면 미국수학과 별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2023년을 포함한 최근 5년간의 성적 분포도를 보면 차이는 발견된다.

연도A* 비율
202324.8%
202241.1%
202150.1%
202041.1%
201921.3%
국제학교 수학 난이도를 알아보기 위해 영국수학인 A레벨 퍼더 매스 성적 분포도를 보고 있다.
국제학교 수학 난이도를 알아보기 위해 영국수학인 A레벨 퍼더 매스 성적 분포도를 보고 있다.

저 그래프의 가장 큰 특징은 2020년부터 A* 비율이 크게 솟구쳤다는 점이다. 이는 2020년 코비드 발생으로 성적을 제대로 평가하지 못했다는 의미이다. 학교 내신 성적으로 시험이 대체되는 상황 탓에 그레이드 인플레이션(Grade Inflation)이 극심했다.

2023년 24.8%로 떨어진 A* 비율은 그런 점에서 2019년의 그것과 엇비슷해졌다. 다시 정상화되고 있다는 의미이며, 이런 점에서 A레벨 퍼더 매스가 AP 미적분학 BC보다 어렵다는 얘기와 다름아니다.

IB수학

IB수학 역시 지난 2020년부터 2022년까지 3년간 제대로 평가가 내려지지 못해 일부 학교들은 45점 만점을 마구 퍼주는 행위를 서슴치 않았다. 올해부터 점수가 매우 박해지면서 2019년 수준으로 회귀하고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2019년 이전보다 점수가 높은 편이다.

IB 점수 분포도
최근 5년간 IB 점수 분포도. 학교가 채점하거나 선택하도록 했던 코비드 특수 기간(2020~2022년)에는 40~45점, 35~39점 성적 비율이 이례적으로 높다. 2019년이 그동안의 평균 수준이었다. 2023년 마침내 성적 분포가 정상화되고 있지만 여전히 2019년에 비해서는 후한 평가를 주고 있다.
IB수학 2023년 성적분포도 1
국제학교 수학 난이도가 가장 높다는 평을 받는 IB수학 Analysis HL. 2023년 성적 분포도이다. 7점 만점이 수험생의 14.7%에 불과하다. IB Math Analaysis는 이공계 학생들이 하는 수학의 HL은 Higher Level, SL은 Standard Level이다. Math Applications는 문과 학생들이 하는 수학으로 이 역시 어려운 HL과 이보다는 쉬운 SL이 있다.

2023년 5월 친 IB 수학 자료를 보면 Math Aanalysis의 7점 만점은 14.7%에 불과하다. 문과 학생들이 공부한 수학의 SL은 4.4%, HL은 8.3%인데 반해 역시 이공계 지망생이라 수학을 잘하는 듯한데도 15%가 되지 않는다.

국제학교 수학 난이도가 가장 높다는 평을 받는 IB수학 2022년 성적 분포도.
IB수학 2022년 성적 분포도. 여전히 7점 만점의 비율이 AP나 A레벨에 비해 낮다.

총평

A레벨과 IB수학은 2023년은 성적 분포도가 2019년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거의 코로나 이전의 변별력을 갖춰가고 있다. 최고 등급의 퍼센티지가 2019년으로 회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레이드 인플레이션이 극심했던 2022년 기준으로 봐도 IB수학(7점 만점 21.1%)>A레벨(A* 41.1%)>AP수학(5점 만점 41.2%)이었다.

2023년에는 IB수학(14.7%)>A레벨 수학(24.8%)>AP수학(43.5%)의 비율이었다. 서로 비교한 수학 과정은 각 커리큘럼에서 제일 어려운 수학이다. 따라서 가장 수학을 잘하는 학생들이 도전하는 과목이란 점에서 만점 비율은 해당 수학의 난이도를 간접 비교하기에 충분하다고 본다.

이렇게 난이도를 비교하는 이유는 첫째는 미국수학만 하고 한국 상위권 대학에 가는 경우 수학에 힘겨워 한다는 얘기가 많다는 점, 한국 대학에 진학할 경우 한국수학을 하고 오라는 조언이 많다는 점이다.

둘째는 그냥 나의 호기심이다. 셋째는 나의 자녀의 자질로 봤을 때 어느 수학을 해야 괜찮을까 가늠해보기 위함이었다.